디지털의 가치가 물성을 넘어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글 창제원리에 담긴 철학과 예술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책이다. 이 책은 기술의 진보와 함께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바로 문화, 예술과의 조화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한글이야말로 과학, 예술, 철학이 한데 어우러져 완성된 우리의 문화유산으로, 어떠한 시대 변화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동시에 선명한 문화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한글 관련 서적이지만 한글을 언어학적 측면에서 접근하지 않는다. 오직 통섭적 사고를 시도한 세종을 한 명의 예술가, 그가 만들어낸 한글을 위대한 작품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한글의 예술성은 수학, 과학, 철학, 미학, 음악과 연결되며 이 모두를 포괄하는 완벽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한글은 문자인 동시에 예술적 감각이 종합된 작품이라고 강조한다. 발음기관에서 자음자를, 자연에서 모음자를 도출해 낸 추상과 자음자와 모음자의 형태를 대칭의 방식으로 그려낸 제자원리를 통해 한글에 담긴 미의 본질과 구조를 살펴본다. 창제원리에서 찾아낸 한글의 색과 무늬로 만들어지는 ‘그림한글’로 한글을 예술의 형태로 향유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제시한다. 우리말 소리 성질과 오방색에 기초한 한국적 색채가 담긴 한글이 그리는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유영준, 정유진 지음 / 1만 6800원 / 한글공방 펴냄 / 2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