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 결정에 대해 유감과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5일 경제계에 의하면, 지난 2일 한국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일본 정부가 전략물자 수출우대 대상인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현 상황을 깊게 우려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4일부터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소재인 3개 품목의 수출 통제를 강화한 데 이어 한국 정부와 경제계의 입장 표명, 국제사회의 우려를 외면한 채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을 강행해 15년 이상 화이트리스트 국가로 인정해오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는 것.

경제 5단체는 일본 정부의 이번 결정이 외교적 사안을 경제적 수단을 동원해 보복한 것으로 한·일 경제와 교역 전반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d로 봤다. 한국은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 자동차, 화학 등 주요 산업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경제성장이 지연될 수 있으며, 일본도 한국이 3대 교역국이자 양국 경제가 산업 내 분업과 특화로 긴밀하게 연결된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고 봤다.

아울러 일본의 이번 조치가 세계 경제에 심대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며, 한국과 일본은 글로벌밸류체인(GVC·Global Value Chain)의 핵심국가로, 한국은 일본의 주요 소재·부품을 수입해 중간재를 생산하고 글로벌 기업들은 이를 토대로 최종 제품을 생산해 세계경제 발전에 기여해왔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이번 조치는 글로벌 공급망에 혼란을 불러와 GVC에 참여 중인 세계의 많은 기업에게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고, 글로벌 경제에서 일본의 위상 약화와 지난 65년간 쌓아온 자유무역 수호국이자 WTO 회원국으로 신뢰에 상당한 손상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한국과 일본은 과거 어느 때보다 긴밀한 교류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나라가 높은 경쟁력을 가진 다양한 원천기술, 응용기술, 제조역량, 상용화와 마케팅 등 상호협력하지 않는다면, 양국이 과거와 같은 공동번영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통한 수출 규제가 지속될 경우 양국 기업이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관계를 심각하게 손상시키고 양국 국민의 상호 이해와 소통을 가로막아 종국에 인적, 물적, 사회적, 문화적 교류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봤다.

이어 한국과 일본은 60년 이상 분업과 특화를 통해 상호보완적인 무역구조를 형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금도 세계 경제에 중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생산요소와 수단이 촘촘하게 연계된 글로벌 경제환경이 양국의 신뢰와 협력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일 간 협력과 호혜적 발전을 위해 외교·안보 이슈가 민간 교류에 영향을 끼치는 일이 절대 없어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경제 5단체는 한국과 일본이 동반성장하면서 동북아 경제 번영을 주도하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진국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일본의 수출규제 원상 복구와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 철회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비상한 각오로 소재·부품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제조업 강국으로 위상 제고를 위해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