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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현장] “화장하는 남자” 뷰티업계 삼인삼색 ‘남성’ 공략전

아모레·LG생건·애경·올리브영…각자 전략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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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수식기자 |  2019.07.30 10:49:24

아리따움 매장에 남성화장품 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다. (사진=김수식 기자)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 이른바 ‘그루밍족’이 늘면서 이들을 위한 화장품 시장도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는 스킨·로션 등 피부 관리 제품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남성용 화장품을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CNB가 현장을 둘러봤다. (CNB=김수식 기자)

남성화장품 시장, 미래먹거리 부상
피부관리는 ‘기본’, 색조제품 ‘봇물’
눈썹정리·파우치…여성들 못지않아


직장인 정현재(33세, 가명) 씨는 일로 인해 고객을 만나는 경우가 많다. 첫 인상이 참 중요한데 고객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걱정이다. 그렇다보니 자신을 관리하는데 열심이다. 스킨, 로션도 기능을 꼼꼼히 살핀다. 에센스나 비비크림은 기본이고 최근에는 눈썹을 다듬거나, 색깔이 있는 립밤을 사용하기도 한다. 매일 밤, 마스크팩도 필수다. 최근 주위에서 “젊어진 것 같다”는 말에 자신감도 한층 높아졌다.

이렇듯 남자들도 피부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화장품은 여성의 것이라는 불문율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흐름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24일,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을 찾았다.

즐비한 남성화장품을 보고 있는데 남자직원이 다가왔다. “찾는 제품이 있냐”며 다양하게 진열된 화장품들을 하나씩 소개했다. 종류만큼 효능도 다양했다.

그는 “기능을 꼼꼼하게 따지고 제품을 구매하는 남자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색조 화장품을 찾는 남성고객들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남성용 색조 화장품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스킨케어 성장률(24%)을 웃도는 수치다. 제품 종류도 다양해졌다. 피부톤을 보정하는 BB크림·쿠션 팩트를 비롯해 아이브로우 펜슬의 판매가 늘었고, 남성용 눈썹칼이나 다리털 제거용 다리숱정리기 등도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영에서 판매하는 파운데이션 형태의 남성 화장품이다. (사진=김수식 기자)

올리브영에서 남성들에게 인기있는 색조브랜드는 ‘릴리바이레드’와 ‘라카’다. ‘릴리바이레드’는 이례적으로 남성 모델을 전면에 내세워 색다른 마케팅을 펼친 결과,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130% 증가했다. ‘라카’는 ‘젠더리스’(Genderless) 콘셉트로 파운데이션, 립스틱, 아이섀도우 등을 선보여 작년 11월 입점 이후 6개월 만에 매출이 10배나 늘었다.

애경, ‘십말이초’ 유혹

이는 올리브영 만의 얘기가 아니다. 현재 화장품 기업들은 ‘남성’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저마다 개성있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애경산업은 ‘화장을 하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남성고객을 타깃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8월 남성 스타일링 브랜드 ‘스니키’(SNEAKY)를 론칭했는데, 이 단어는 ‘엉큼한’, ‘몰래 하는’ 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꾸미고는 싶지만 메이크업에 대한 시선을 걱정하는 ‘십말이초(십대후반~20대초반)’ 남성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발라도 티 나지 않고 사용이 간편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잡티 커버와 톤업 효과, 피부 보정 기능을 겸비한 자외선차단제, 흰색 제형의 컬러립밤, 화장이 서툰 남성들을 위한 눈썹 정리 가이드 스티커, 대용량의 스킨케어 등이 대표적이다.

스니키 측은 “남자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집단 심층조사를 통해 이제는 남자가 화장하는 것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세대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비비크림, 컬러립밤 등의 화장품은 피부 결점을 보완해 본인을 보다 잘 가꾸고 표현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인지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동방신기 앞세운 아모레

뷰티업계 ‘빅2’ 기업들도 적극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2017년 사내벤처 프로그램 ‘린 스타트업’으로 출범해 올해 정규브랜드에 편입된 ‘브로앤팁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브로앤팁스’는 스킨, 로션, 에센스를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올인원’ 제품을 피부타입별로 내놓은게 특징이다. 건성피부용 ‘네버 드라이’(NEVER DRY), 지성피부용 ‘네버 오일리’(NEVER OILY), 민감성피부용 ‘네버 워리’(NEVER WORRY) 3종이다. 동반신기 유노윤호를 앞세워 20대 남성들을 위한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5월 세계적으로 1500만여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안무크티에이티브팀 ‘원밀리언댄스스튜디오’와 함께 ‘밀리언뷰티’(Million Beauty)를 출시했다.

LG생활건강 측은 “밀리언뷰티는 획일화된 기준의 뷰티를 거부하고 자신만의 삶을 즐기고 아름다움을 표현하기를 원하는 수많은(Million) 사람을 위한 감각적인 퍼스널 케어 브랜드”라며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각자의 가치 있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 위에서부터) 애경산업의 '스니키', 아모레퍼시픽의 '브로앤팁스 올인원 제품', LG생활건강의 '밀리언뷰티'. (사진=각 사)

업계 관계자는 CNB에 “거리를 돌아다니면 화장을 한 남자를 쉽게 볼 수 있다.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는 모습을 본 적도 꽤 있다”며 “최근 본 한 뷰티 예능프로에서는 지나가는 남자에게 ‘파우치’를 보여 달라고 했더니 자연스럽게 꺼내기도 하더라”고 말했다. 즉, 화장품은 물론 관련 제품들도 더 이상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얘기다.

(CNB=김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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