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부기자 | 2019.06.26 08:31:12
민선7기 1년을 맞은 이재준 고양시장의 문화 현안에 대한 구상은 무엇일까? 지난 25일 고양시청 평화누리실에서 열린 '고양시장 민선7기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재준 시장은 올해로 2년 계약이 만료되는 '고양시 교향악단'에 대한 향후 구상, 고양시립미술관에 대한 밑그림, 고양문화재단 조직개편의 방향 등에 대해 구상을 밝혔다.
올해 계약이 만료되는 '고양시 교향악단'의 성과와 방향
"유래없는 실연심사로 탄생한 시향, 유래없는 2년 전석매진"
고양시는 지난해 전국공모를 통해 고양시 교향악단(고양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주단체를 모집하고 1차 서류심사와 2차 실연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카를로 팔레스키가 지휘하는 '뉴서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상주단체로 선정했다. 인구 100만 고양시에 최초로 '고양시 교향악단'이 창단된 것.
계약기간 2년 중 지난 첫 1년 간의 성과는 공연 예술계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수십억원이 들어가는 시립교향악단에 비해 공연 비용 약 5억원 정도의 예산으로 고양시향을 매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선례가 되기도 했다. 각 지자체들에서는 벤치마킹이 이어졌고, 실제로 의정부시 등 여러 지자체들에서 고양시와 같은 형식의 市 교향악단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큰 성과는 유례가 없는 '전석매진' 기록이다. 2018년 4월 17일 첫 창단연주회는 발디딜 틈이 없었다. 작년 아람음악당에서 진행된 총 4번의 공연 '2018마스터피스 시리즈'는 모두 전석매진 됐다. 심지어 표를 구입할 경우 '1인 4매 이상 구매할 수 없다'는 조건이 붙기도 했다. 이로 인해 공연예술계에서 고양시 브랜드 가치가 올라갔다.
올해 총 5번의 공연 중 4번의 공연을 앞두고 있는 '다이나믹 클래식-2019콘체르토 시리즈'도 이미 전석매진이 이어지고 있다. '암보'라고 하는, 지휘자 카를로 팔레스키가 악보없이 지휘하는 모습은 이미 고양시 교향악단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문제는 올해로 2년의 계약기간이 끝나게 되는 고양시 교향악단의 향후 방향이다. 외부에서는 이와 관련해 많은 말들이 이어졌다. 다음 공모에서는 고양시 지역에 있는 오케스트라가 선정될 것이라느니, 고양시 교향악단이 아예 없어질 것이라느니, 이젠 시립 교향악단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할 때라는 희망 섞인 전망 등 많은 말들이 이어졌다.
이재준 시장 "현재 '고양시 교향악단' 만족 높아…또 공정한 심사로 선정"
이와 관련해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재준 시장은 입을 열었다. 이재준 시장은 고양시 교향악단의 향후 구상과 관련해 "교향악단 문제는 공정하게 할 생각"이라고 전제하면서 "지역이다 어디다 해서 논란이 많이 있는데, 사실상 시민들의 지금 현재 고양시 교향악단(뉴서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예술공연단(고양시 교향악단)을 해야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측면에서 공정하게 다시 심사를 해서 (최종 결정을)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는 2년 계약이 마침으로 다시 공모해 선정해야 하는 입장에서 공정한 심사를 거쳐 다시 상주단체(고양시 교향악단)을 선정할 것을 표명한 것으로 현재 선정된 오케스트라에 대한 고양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으므로, 지역에 휘둘리지 않고 전국공모를 통해 시민들이 만족해 하는 오케스트라를 공정하게 선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공모할 경우 현재 고양시 교향악단인 뉴서울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도 다시 참여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고양시 교향악단 선정에서 백미는 '실연심사'였다. 일반적으로 교향악단을 선정할 경우 1차 서류심사만 진행하고 실연심사는 하지 않지만, 고양시의 경우 최초로 실연심사를 통해 지휘자와 악단의 실력을 공정하게 평가했다는 점이 칭찬할 만한 점이다. 이로 인해 새로운 길을 개척한 고양문화재단 담당자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결과는 2년 연속 전석매진이라는 훌륭한 결과를 산출한 것이다.
고양시립미술관에 대한 이재준 시장의 구상은?
다음은 미술전시에 대한 문제다. 고양시에는 아람미술관이라는 훌륭한 미술관이 있지만 시민들의 호응은 좋지 않다. 미술관은 열려있지만 시민들은 거의 가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전시 콘텐츠의 문제이지만 고양시가 미술전시와 관련해 더욱 보강하고 개혁할 필요성을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고양시립미술관 구상에 대한 이재준 시장의 의지에 대해 들었다. 이재준 시장은 시립미술관과 관련해 구체적이고 혁신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는 비단 미술관의 문제가 아닌 컨텐츠의 문제임을 공감하고 있다.
이재준 시장은 "제일중요한 것은 미술관이 없어서가 아니라 예술가들을 끌어내서 여기서 전시를 하게 해야 하는데 고양시 예술가들이 밖에 나가서 전시하는 문제가 있다"며 "그 부분들을 미술관에서 전시하고 그렇게 함으로 지역 주민들과 함께 문화를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고민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다 구체적인 시립미술관 구상과 관련해서는 "고양시 아람누리에 있는 아람미술관 주변의 불필요한 시설이나 부조화한 시설들을 정리해 건물 자체가 시립미술관 건물로 사용되도록 할 계획"이라며 "현재 아람미술관이 위치한 지하 1층 주변은 예술품 경매장으로 사용돼야하는데 현재 카페나 식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들의 임대기간이 만료되는대로 나가는 거로 하고, 앞으로 미술관-작업장-경매장 등 미술 전시와 연관성 있는 곳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지하 1층의 상층과 개방된 곳(아람미술관 앞 뜰) 위에 공사를 해서 그 안에서 작품전시하도록 하고, 지하2층에 있는 미술관도 고양시에서 온전하게 미술관(시립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싶다. 부족하다면 자하 1층 학습장으로 쓰고 있는 곳까지 다른 공간으로 옮기고 그곳도 미술관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이 시장의 구상은 아람미술관 주변을 모두 미술전시나 작업공간 및 경매 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즉 별도 건물을 짓지 않고도 시립미술관을 만들 수 있다는 구상으로 결국 그 안에 컨텐츠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완성된 고양문화재단 조직개편의 방향은?
이재준 시장은 고양시 예술문화를 책임지고 있는 고양문화재단의 조직개편과 관련해 취임 전부터 갖고 있던 구상에 흔들림이 없음을 밝혔다. 즉 취임 전부터 언급해 온 고양문화재단 이사장 직을 언제든지 내려놓겠다는 혁신적인 생각이다. 물론 조건은 조직이 안정된 다음이다.
전 대표의 급작스런 사퇴로 지난 해 박정구 전 예총회장이 고양문화재단 대표를 맡으면서 경영본부장과 예술본부장을 없애고 대표 밑에 바로 각 팀장 체제를 구성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나 애초에 구상됐던 혁신안과 달라 조직개편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준 시장은 "조직개편과 관련해 고양문화재단 조직이 한마음이 된다면(조직이 안정화 된다면) 현재 고양시장인 제가 맡고 있는 이사장직을 내려놓고 앞으로 정말로 명실상부한 훌륭한 예술인들이 운영과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맞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고양문화재단 조직이 실제로 안정화되는 대로 이러한 나의 생각을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준 시장은 늘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철학을 갖고 있어서 문화재단의 문화사업과 관련해서도 예술 전문가들의 재단 경영을 언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단서 조항이 고양문화재단 조직 안정화인 만큼 훌륭한 인재 영입에 앞서 그 동안 문제가 돼 온 조직 구성원들간의 갈등 해결이 선행조건이다.
CNB뉴스(고양)=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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