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인 씨. (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 ‘조두순 아동 성폭행 사건’을 희화화한 웹툰으로 피해자 측에 2차 피해를 가해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언론사 미디어펜과 작가 윤서인 씨가 사과문 게재하고 배상금을 지급하게 됐다.

29일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미디어펜과 윤 씨는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0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정기일에서 공개적인 사과문을 게시하고 피해자 측에 2천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조정안에 합의했다.

조정 결과에 따라 미디어펜과 윤서인 씨는 31일까지 “윤서인 작가는 2018년 2월23일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가족들을 소재로 삼는 내용의 웹툰을 그렸고, 미디어펜은 본지에 웹툰 게시를 허락하였습니다. 웹툰으로 인하여 본의 아니게 피해자 본인과 가족들에게 크나큰 정신적 고통을 드리게 된 점을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사과문을 미디어펜 홈페이지 첫 화면 및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해야 한다. 또한 사과문은 후에도 검색이 가능하도록 삭제나 비공개 전환을 해선 안 되며, 미디어펜은 기사 공급 계약을 한 포털사이트 등 사업자에게도 전송해야 한다.

또한 윤 씨는 어떠한 경우에도, 웹툰이나 동영상 등을 통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언급해선 안 된다.

미디어펜과 윤 씨가 원고인 피해자 가족 모두에게 지급해야 할 피해보상금 총 금액은 2000만 원이다.

윤 씨는 지난해 2월 23일 미디어펜 연재물 ‘미페툰’에 공개한 웹툰에서 벌벌 떨며 땀 흘리는 딸에게 아버지로 추정되는 남성이 "딸아∼널 예전에 성폭행했던 조두숭 아저씨 놀러오셨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그렸다. 소개받은 남성은 "우리 ○○이 많이 컸네, 인사 안 하고 뭐 하니?"라고 말했다. 웹툰 아래에는 '전쟁보다는 역시 평화가 최고'라고 적었다.

이에 조두순 사건 피해자와 가족은 작년 5월 미디어펜과 윤 씨를 정보통신망법에 의한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며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피해자 측은 이번 임의조정이 성립되면서 형사고소를 취하했다.

피해자 가족을 대리한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등은 29일 입장문을 통해 "법원의 조정 결과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는 2차 피해가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음을 '법의 테두리' 안에서 확인했다"며 “윤서인의 피해자 비난, 조롱, 악의적 명예훼손의 오랜 행위 역시 바로잡히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