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에 불법촬영물인 '몰카'를 옹호하는 부적절한 문구가 사용돼 논란이다.
15일 방송계에 따르면 래퍼 산이(본명 정산)는 지난달 31일 방송된 MBC 힙합 경연 프로그램 '타깃: 빌보드-킬빌'(이하 '킬빌')에서 자작곡 '워너비 래퍼'(Wannabe Rapper) 무대를 펼쳤다.
문제는 그가 '아임 페미니스트'(I'm feminist)라는 대목을 부를 때 불거졌다. 무대 뒤편에 영사되던 비디오 배경에 'I♥몰카'라는 문구가 1초가량 스쳐 지나간 것이다. 불법 촬영물인 몰카는 통상 디지털성범죄로 이어져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시청자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MBC 시청자 게시판에는 "저런 문구를 떳떳하게 방송에 내보내다니"(ou****), "무대 자막에 너무 화가 난다"(vb****), "아무리 출연자가 만든 무대라고 하나 (너무하다)"(la****)라는 성토 글이 30여 개 쏟아졌고, 산이에 대한 퇴출 요구도 이어졌다.
'킬빌' 제작진은 이런 문구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부주의에 대해 사과했다.
제작진은 시청자 게시판에 올린 공지 글에서 "제작진은 해당 방송분에 대해 사전 시사를 했음에도 해당 장면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라며 "부적절한 표현이 걸러지지 않고 방송된 점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라고 밝혔다.
산이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산이가 현재 한국에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전화해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라며 "지난해 12월 브랜뉴뮤직과 전속계약을 해지한 뒤로는 스스로 스케줄을 잡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산이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위 '이수역 주점 폭행 사건'과 관련한 자신의 견해를 담은 '페미니스트'란 곡을 공개했고, 어 '6.9㎝', '웅앵웅' 등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페미니스트'에선 자신을 페미니스트라 자처하는 남자가 '야 그렇게 권릴 원하면 왜 군댄 안가냐/ 왜 데이트할 땐 돈은 왜 내가 내'라고 말하는 내용을 가사로 담았고, '웅앵웅'에선 '메갈은 사회악/ 우월주의 넘어 혐오 KKK America'라고 노래했다.
산이는 당시 논란이 된 '페미니스트'의 가사에 대해, 일부 남자들이 뿌리 깊은 성차별 의식을 갖고 있음에도 이를 스스로 깨닫진 못하면서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자처하는 모순된 태도를 비꼬는 내용을 담았다고 밝혔으나, 이러한 의도는 다수의 청취자에게 왜곡되어 전달됐고, 마치 곡의 화자가 산이인 것처럼 이해한 사람들로부터 비판이 이어진 것.
이어 산이는 연말 브랜뉴뮤직 패밀리 콘서트에서 일부 관객이 이와 관련해 야유를 보내자 "아이 돈트 기브 어 X(I Don't give a fuxx). 워마드는 독, 페미니스트 노(no), 너네 정신병"이라고 말하며 공연을 잠시 중단시키기도 했다.
이후 브랜뉴뮤직은 "콘서트와 관련한 모든 논란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으며 산이와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