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부산시 사상구의 한 폐수업체에서 황화수소로 추정되는 물질이 누출된 현장에서 소방대원이 사고 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

부산시가 관내 폐수처리업체의 고질적인 관리 문제와 연이은 화학사고를 막기 위해 환경부에 화학사고 관련 법령개정을 적극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시에 따르면 현재 부산지역은 전국 산업폐수 연간 처리물량 가운데 16%에 달하는 36만 3455톤을 10개 업체에서 처리하고 있다.

시는 현행 폐수처리업 등록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998년 폐수처리업 등록제 시행 이후 사상구와 사하구 지역에만 폐수처리업체 10곳이 모두 건립되는 등 지역 편중이 심하다.

때문에 고농도 악성 폐수의 저가 수탁에 따른 비용 절감을 위해 폐수처리시설을 놀리는 등 불법 행위마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문제가 심각하다.

시는 지난해 정기점검, 수시점검, 불시점검을 포함 65차례 단속을 진행해 불법행위 22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관리 강화에도 불구하고 업체 폐수관리 소홀로 인한 화학사고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시는 지난 2017년 발생한 사상구 삼락동 이산화질소 누출사고와 지난해 11월 사상구 학장동에서 일어난 황화수소가스 유출 사망사고를 폐수처리업 등록제의 대표적 폐해 사례로 진단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폐수 위·수탁 관리 소홀로 인한 사고를 막고자 환경부에 관계법 개정을 매년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지난해 황화수소 누출사고로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는데, 몇 년째 법령개정 요구를 소홀히 받아들인 환경부에 엄중히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 건의사항은 ▲화학물질 및 지정폐기물 관리업무 지방 이양 ▲폐수처리업 등록제를 허가제로 환원 ▲허가권의 시·도지사 이양 ▲지역 발생 폐수 처리에 대한 지역 환경세 도입 ▲폐수처리비 최저가격 고시제 도입 등이다.

또 폐수처리업체에 수질 원격감시장치(TMS, Tele Monitoring System) 설치, 위·수탁 폐수에 대한 전자인계인수 시스템 조기 도입 등 환경부 의지에 따라 시행이 가능한 사항도 포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