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역 폭행 사건에 연루된 여성이 피해자라 주장하며 인터넷에 게시한 사진. (사진 = 웹페이지 캡처)

경찰이 '이수역 사건'으로 알려진 주점 내 집단 폭행 사건에 대해 쌍방 폭행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A씨 등 남성 3명과 B씨 등 여성 2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공동폭행) 위반, 모욕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와 B씨 2명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 것으로 조사돼 각각 상해 혐의도 적용됐다.

이들은 지난달 13일 오전 4시 경 서울 동작구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의 한 주점에서 서로 모욕하고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은 여성 측이 인터넷에 남성으로부터 혐오 발언을 들었다는 글과 붕대를 감고 치료를 받은 사진을 올리며 억울함을 호소한 데서 일반에 알려졌다.

그러자 남성 측은 당시 여성들이 먼저 주점에서 소란을 피우고 욕설과 함께 시비를 걸었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CCTV와 휴대전화 영상, 피의자·참고인 진술을 종합한 결과 주점 내부에서 남녀 일행은 서로 폭행을 하고 모욕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아울러 CCTV가 없는 주점 밖에서 일어난 다툼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의 진술과 객관적 증거를 종합한 결과 서로 상해를 입힌 것으로 봤다.

남성들은 주점을 나가려는 자신들을 여성이 붙잡아 뿌리쳤다고 진술했고, 여성들은 남성이 발로 찼다고 진술하는 등 상반된 주장으로 팽팽히 맞섰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남성의 신발과 여성의 옷에 대한 성분 분석을 의뢰했고, 신발과 옷이 닿았다고 볼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여성 일행 1명도 남성이 발로 찬 것을 실제로 본 것은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주점 밖에서 다투다가 머리를 다쳐 전치 2주를 진단을 받았지만, 남성도 손목 부위에 전치 2주 진단을 받은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경찰이 30분가량 늦게 출동했고, 남성과 여성의 분리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여성 측의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신고 이후 4분 만이었고, 피의자 간 분리조사도 이뤄졌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객관적인 상황을 파악한 결과 남성이 여성을 발로 찼다는 증거는 없었다"며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지만, 양측 다 폭행을 가한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모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