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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국민연금이 현대엘리베이터 선택한 이유

현대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北 경제건설 유망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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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정호기자 |  2018.10.23 13:14:31

▲국민연금이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아산이 포함돼 있는 현대그룹의 유일한 상장사로 주목을 받고 있다. 남북경제협력이 재개, 확대되면 대북 7대사업 독점권을 갖고 있는 현대그룹의 성장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의 금강산 추모식을 위해 북한지역으로 입경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공단이 현대그룹의 유일한 상장사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을 대량 보유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현대그룹은 고(故) 정주영 회장이 20여년 전 소떼 방북으로 남북경협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최근의 남북해빙 무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다. 국민노후자산을 관리하는 국내 최대 연기금이 현대엘리베이터를 선택한 속내가 뭘까. (CNB=손정호 기자)  

현대그룹 내에서 유일한 상장사
현대아산 대신 남북경협주로 부상
실적 보다 기대감…주가흐름 불안

‘금융투자업계의 큰 손’ 국민연금이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을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국민연금은 지난 12일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0.05%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최대주주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지분이 23.7%(특수관계인 포함, 6월말 기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많은 양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그룹의 계열사다. 현대그룹은 현대아산, 현대UNI, 현대글로벌, 현대투자파트너스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중 현대아산은 대북사업 7대 독점권을 갖고 있지만 상장사가 아니다. 따라서 현대엘리베이터가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은 1998년 소떼를 몰고 방북해 남북 민간교류의 물꼬를 텄다. 이후 현대아산이 남북경협을 맡아왔다. 북한지역에 투자한 자금만 2조원에 달한다. 

현대아산은 2000년 북한 노동당 외곽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와 ‘개성공업지구 건설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7대 대북사업 독점권(전력, 통신, 철도, 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명승지 관광)을 30년 동안 운영할 권리를 5억달러(약 5350억원)에 얻었다. 

따라서 향후 남북경제협력이 재개·확대되면 현대그룹의 성장이 예상된다. 북한 내 경제특구 등 건설 수요가 발생할 때, 현대엘리베이터가 엘리베이터 시공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같은 범(凡) 현대가(家) 기업인 현대건설과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현대그룹은 2000년 ‘왕자의 난’을 거치며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해상, 현대백화점그룹 등으로 분리됐는데, 현대건설은 현대자동차그룹에 속해 있다.  

현대그룹은 이미 지난 5월 남북경제협력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현정은 회장이 위원장을 맡았고, 이영하 현대아산 대표와 이백훈 그룹 전략기획본부장 등 그룹 내 주요인사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현대아산과 현대경제연구원의 남북경협부서, 전략기획본부, 커뮤니케이션실 등이 함께 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현 회장도 남북경협 사업을 재추진하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 회장은 지난 8월 남편인 고(故) 정몽헌 회장의 15주기 행사를 위해 금강산을 찾았다. 현대그룹은 그동안 정몽헌 회장의 추모행사를 금강산에서 해왔다. 남북경협이 중단된 후 4년만에 금강산을 찾은 셈이다.

이후 현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지난달 평양정상회담에도 동행했다. 당시 현 회장은 리용남 내각 부총리(북한경제 총책임자)를 만나 경협사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회장은 오는 11월 18일 금강산 관광 20주년을 기념해 또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 금강산 현지 기념식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번 방북이 성사되면 올해에만 3번째 북한을 찾게 되는 셈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한반도 평화무드 속에서 남북경협주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작년 현대무벡스를 분리했지만, 올해도 여전히 흑자를 유지하면서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초고속, 점프 등 다양한 엘리베이터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작년 하반기 선보였던 ‘네오’의 모습. (사진=현대엘리베이터)


향후 주가 전망은?

향후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어떤 흐름을 보일까.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한반도 평화무드가 조성되면서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1년 내 최저점인 작년 12월 8일에는 5만100원을 보였다. 하지만 1~2차 남북정상회담(4월 27일, 5월 26일), 북미정상회담(6월 12일)을 거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5월 31일 최고점(13만6500원)을 보였다. 이후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더뎌지면서 하락 조정국면에 들어갔다가, 3차 남북정상회담(9월 18~20일) 이후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22일(종가기준) 9만5000원 수준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초고속, 더블데크, 점프 등 다양한 엘리베이터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유지관리와 첨단원격관리 등의 서비스도 하고 있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누적매출 9141억원, 영업이익 607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7월 현대무벡스(현대엘리베이터의 물류설비, 승강장안전문 부문)을 분리한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6.8%, 13% 줄었지만 여전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매출목표는 1조7100억원이다.  

NH투자증권 최진명 연구원은 CNB에 “현대엘리베이터의 주가는 실적이 아니라 남북경협의 확신 정도에 따라서 결정되고 있다”며 “실적은 평이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남북경협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기 때문에 지금은 불확실성이 약간 높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향후 남북경협이 안정단계에 접어들면 실질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만큼 주가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CNB=손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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