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를 비롯해 종편에서 만든 예능 프로그램에 정치인들이 출연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정치를 평하는 시사 예능부터 시작해 일상을 공개하는 관찰 예능까지 범위가 늘어나고 있는 것.
지난 2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자신의 아내인 송현옥 교수와 TV조선 ‘아내의 맛’에 출연해 결혼 생활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패널들은 “부부싸움을 하느냐”는 질문에 오 전 시장은 “무슨 말로 비위를 맞춰야 하나 연구하면서 지낸다”고 답했다.
오세훈은 젊은 시절부터 홀로 익힌 요리 실력으로 특별요리를 보여준 가운데 직접 장을 보는 털털한 모습으로 시선을 모았다. 특히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난 아내와 오세훈의 친구같은 모습을 보여줘 부러움을 산 가운데 오 전 시장은 새벽 일찍 운동을 하러 나가는 등 자기관리가 철저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최명길‧김한길 부부도 tvN ‘따로 또 같이’ 제작발표회에 참가해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알렸다. 이들 방송분은 7일 공개되며 여행을 떠난 부부가 현지에서 각자의 취향에 따라 ‘각자’ 여행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김한길 전 대표는 “주로 뉴스에만 출연했는데 예능프로그램을 하게 돼 반갑다”며 “지난해 연말에 건강이 많이 안 좋았는데 아내가 24시간 곁에서 챙겨줬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SBS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에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부가 출연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아내 김혜경 씨와 함께 출연해 결혼 26년차 부부의 일상을 보여주었다.
당시 이재명‧김혜경 부부는 방송에서 서로를 향한 마음을 아낌없이 드러냈으며, 이재명은 정치인보다 남편으로서 다정하고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어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인의 예능출연에 시청자들은 크게 달갑지 않은 모양새다. 이후 각종 구설수에 휩싸였기 때문.
‘동상이몽2’에 출연한 이재명은 이후 ‘조폭연루설’ ‘김부선 스캔들’에 휘말렸으며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 조사 중에 있다.
이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출연도 논란이 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정치인 예능 출연을 놓고 “출마하려고 이미지 세탁하러 나온다”, “정치인은 사절”, “예능이 자신 앞길을 위한 홍보용이냐”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렇다고 정치인의 방송 출연을 무조건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거나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부 네티즌은 “정치인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예능으로 가식없는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어 긍정적 측면도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