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정보기술의 혜택을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태블릿 등을 지 원하는 스마트스쿨 사업을 시작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사회공헌은 ‘기술공헌’으로 요약된다.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우리 사회 곳곳의 ‘디지털 사각지대’를 해소하는데 힘을 쏟고 있기 때문. 사업 노하우가 쌓이는 만큼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함께 ‘진보’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이뤄지는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와 같은 원리다. CNB의 연중기획 <문화가 경제> 백 번째 이야기다. (CNB=선명규 기자)
첨단교실 꾸며 미래 꿈나무 육성
‘소프트웨어 창작대회’ 열어 재능↑
직원들 연차 내고 해외서 재능기부
삼성전자 사회공헌 발자취에서 선명히 찍힌 두 해가 있다. 먼저 1995년. 국내 기업 최초로 사회봉사단을 창단해 인력과 물적 자원을 동반한 지원 활동을 시작했다. 태동기다. 23년이 흐른 지금 봉사단은 국내 8개, 해외 9개가 됐다.
그리고 2004년. ‘나눔경영’을 선포하고 각종 활동을 체계화하고 전문화했다. 현재 ‘교육기부’ ‘사회문제 해결’ ‘글로벌 사회공헌사업’을 큰 카테고리로 짜임새 있게 전개하는 밑거름이 됐다. 따라서 1995년과 2004년은 인물(人物)을 결합한 지금의 헌걸찬 행보에 두 중요 지점으로 남은 해이다.
‘교육기부’의 주요 교과목은 소프트웨어(software)다. 대상은 청소년이다.
지난 2013년 시작한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는 초중고 학생들의 융합적 사고, 창의력, 상상력을 끌어내는 데 목적이 있다. 단순 암기나 수학적 공식을 대입하기보다 끊임없는 생각을 유도한다. 수업방식도 일방향이 아니다. 협업과 소통을 중시한다. 신체로 치면 두뇌 역할인 소프트웨어를 쉽고 재밌게 접하게 하는 데 주안이 있다.
시스템에도 업데이트가 있듯, 이 아카데미도 발전하고 있다. 새로운 교육모델 개발을 통해서다. 교사, 교수 등 교육 전문가들로 구성된 미래교사단이 기존의 학년, 수업시수, 수업형태 등의 고정된 틀을 깨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로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형 수업처럼 다양한 형태의 미래교육 모델을 개발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지난해 실시한 아카데미는 교육모델 개발, 모델수업 적용, 성과연구, 일반학교 확산, 우수인재 양성 및 발굴 순으로 진행됐다. 상반기에 진행한 모델수업을 하반기 컨퍼런스 자리에서 공유하며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지난해 삼성 서울 R&D 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니어 소프트웨어 창작대회' 전시 모습 (사진=삼성전자)
지식을 뽐내는 장도 있다. ‘주니어 소프트웨어 창작대회’이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상상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해 겨루는 무대다.
지난해 ‘미래를 위한 소트웨어’를 주제로 열린 3회 대회에는 2231개팀, 총 5223명이 참여해 자웅을 다퉜다. 대상은 버스 이용객의 이동 거리를 최소화 해주는 편리성이 돋보인 ‘가상 버스 정류장 생성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문창준, 최소정 학생이 받았다.
첨단 기기로 교육의 질을 높이는 교실도 구축하고 있다. ‘삼성 스마트 스쿨’이다. 정보기술의 혜택을 지역이나 소득에 상관없이 누리게 한다는 취지로 지난 2012년 시작됐다.
태블릿(갤럭시노트), 전자칠판, 무선 네트워크 등이 수단이 된다. 이 환경을 활용하면 실시간으로 풍부한 자료를 찾아 수업에 쓸 수 있다. 학생들은 적성에 맞는 내용을 스스로 찾아 공부하는 자기주도형 학습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교사들의 스마트트기기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해 ‘교사 연수’도 운영하고 있다.
2015년까지는 국내 도서산간지역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주요 대상이었다. 2016년부터는 지역의 구분은 없애고 대상은 넓혔다. 지역아동센터, 보육원, 다문화센터 등 6~18세를 위한 교육시설을 갖춘 기관으로 범위가 커졌다.
2016년에만 도서산간학교 6곳과 특수학교 2곳, 병원학교 1곳, 다문화센터 1곳, 아동복지시설 3곳을 선정해 VR, 보완대체의사소통 애플리케이션 스마트 AAC 등 각 기관에 필요한 맞춤형 패키지를 지원했다.
▲스마트 스쿨에 참여한 학생들이 태블릿을 활용해 학습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주변에 산재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사람들과 머리를 맞대기도 한다.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 공모전’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 ‘공헌 아이디어’ 발현의 장이다. 참가자가 아이디어를 내면 삼성전자 임직원과 전문가 멘토가 실행 과정에 도움을 줘 현실화 한다. 우수 솔루션으로 채택되면 실제로 적용돼 쓰일 때까지 지원한다.
지난해 특히 주목받은 수상작이 있었다. 소방관용 저가형 열화상 카메라다. ‘이그니스’팀이 개발한 이 카메라는 기존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가볍고, 조작이 쉽다는 강점으로 호평 받았다. 열화상 카메라는 발화지점, 구조 필요자 위치, 주변 지형지물, 소방관 대피 타이밍을 빠르게 파악하기 때문에 화재 현장에서 매우 중요한 장비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소방관의 날(11월 9일)에 이 열화상 카메라 1000대를 소방서에 기부했다.
대학생들에게 주위를 돌아보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대학생 봉사단 ‘나눔 Volunteer Membership’ 운영을 통해서다. 지난 2013년 1기를 시작으로 매년 전국에서 대학생 200여명을 선발해 1년 동안 회사 임직원과 정기봉사를 기획해 실시하고 있다.
눈에 띄는 건 ‘창의미션’이다. 봉사단 스스로 발굴한 사회 현안을 창의적인 발상으로 해결하는 미션이다.
일례가 있다. 휠체어 사용자의 승강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고안한 볼록거울은 실제 전국 지하철 63개역, 121개 승강기에 부착됐다. 사고 예방 효과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또 있다. 루게릭 환자의 의사표현을 돕는 달력형 의사소통판은 루게릭 가족 70가구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이 판은 스마트 ACC(보완대체의사소통기구)로 발전돼 의사소통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도 보급됐다.
▲삼성전자 임직원이 인도네시아 고등학교에서 현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IT 교육을 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해외서는 임직원들이 적극적이다. 연차를 내고 1주일간 개도국의 발전을 위해 하는 재능기부가 대표적. 작년에는 업무 역량을 살려 IT교육 봉사와 함께 적정기술 개발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세네갈에 처음으로 임직원 봉사단을 파견했다. 이후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중남미 등에서 봉사를 실시했다. 누적 참여 인원 1500여명, 방문 국가는 34개국에 이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NB에 “사회 현안 해결과 각 지역에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NB=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