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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상처만 남은 BBQ VS BHC 소송…‘통 큰 화해’ 정녕 어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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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주경기자 |  2018.04.23 14:40:19

▲한때 모회사-자회사 사이였던 BBQ와 BHC 간의 법적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BBQ와 BHC 프랜차이즈 매장 전경. (사진=CNB 포토뱅크)


BBQ(비비큐)와 BHC(비에이치씨)의 소송전이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 BBQ 윤홍근 회장과 BHC 박현종 회장의 감정싸움이 도화선이 되어 3천억원의 소송전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두 기업 모두 한 발 양보할 의사가 있다지만 상대방이 반응을 나타내야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특히 BBQ는 박현종 BHC 회장이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한 발짝 양보할 의사가 있다’에 대한 메시지에도 이렇다 할 반응이 없어 해빙무드로 돌입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다른 분야와 달리 ‘상생’을 유독 강조한다. 시장 영역과 공략 대상이 비슷하다 할지라도 상대의 것을 빼앗거나 착취하기보다는 함께 성장한다는 긍정의 의미가 더 크다. 서로 간 바운더리(경계선)를 존중한다는 의미와도 맞닿아 있다. 

본지기자가 취재한 ‘BBQ vs BHC’ 3천억대 소송전 3가지 숨은 진실 취재과정에서 서로 간 강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BBQ는 BHC의 고객의 선호도에 따른 상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높이샀고, BHC는 BBQ의 주력 상품인 후라이드 치킨의 전통성과 치킨업계의 정통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럼에도 한 때나마 한솥밥을 먹었던 BBQ와 BHC가 소송전으로 이토록 일을 크게 벌리는 것은 자존심 싸움과도 무관치 않다. 2360억원 물류용역대금 청구소송과 530억원 규모의 상품공급대금 소송은 그야말로 명분에 불과하다. 진짜 속내는 박 회장이 BBQ 전무에서 BHC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서로 간의 오해로 지금에 이른 것이다. 

BBQ는 박현종 회장이 BHC와 물류센터를 매각하면서 BHC 사모펀드였던 로하튼 그룹과 물 밑 접촉을 통해 지분 매입 등 의도적인 모의를 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BHC는 터무니없는 억측에 불과하다며 일축한 상태다. 진실은 당사자만 아는 것이기에 제3자의 해석은 그저 감정만 상할 뿐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어긋남이 있었다면 양 당사자가 속 시원하게 만나 오해의 실타래를 풀어가고자 하는 통 큰 용기가 필요한 듯 싶다. 

지금 BBQ와 BHC 앞에는 소송전만 수십개에 달한다. 언론에 보도된 소송만 해도 상품공급대금, 물류용역대금, 영업 기밀유출 혐의에 따른 형사·민사소송 등 숱하다. 소송 금액도 만만치 않다. 규모만 보더라도 3천억원이 훌쩍 넘는다. 

BBQ와 BHC 소송은 누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질 수 밖에 없는 싸움이다. 

결국 ‘이겨봤자 본전이고, 이겨도 상처뿐인 싸움’이다. BHC 공언대로 모든 소송에서 승리를 거머쥔다면 반대로 BBQ는 엄청난 금전적으로나 이미지로나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만약 BBQ가 BHC 영업기밀 유출에 따른 혐의를 입증한다면 BHC도 그동안 공들여왔던 브랜드 이미지 손상은 각오해야 한다. 

또한, 소송서류에 적힌 숫자는 회사가 고스란히 떠안아야만 한다. 이렇게 되면 목숨 건 소송의 결과 이미지 실추로 가맹점에도 피해가 이어지게 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늦었다 생각할수록 천천히 돌아가라’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갈등의 골이 깊어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할지라도 위험한 소송에 아등바등 매달리기보다 순리로 풀어가는 게 서로를 위해서 좋을 듯 싶다.

BBQ와 BHC 모두 치킨 프렌차이즈의 자존심이다. 업계 순위를 떠나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가맹점과 공생하는 길을 걷고자 애쓰고 있다.

이런 그들이 유독 자존심에서는 물러섬이 없으니 그저 안타깝다. 진정으로 서로 간의 ‘통 큰 양보’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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