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SK와 한화의 프로야구 경기에 시구자로 나선 이정후 군이 마운드에 오르기 전 홀로그램 AI 아바타인 ‘릴리’로부터 응원을 받고 있다. 이 장면은 전광판에 생중계 됐다. (사진=SK텔레콤)
프로야구 경기장이 이동통신사들의 신기술 대전(大戰)으로 뜨겁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시즌 개막에 맞춰 자율주행차, 미세먼지 감지 시스템 등 주력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기 때문. 그라운드 위로 드론이 날아다니고, 자율주행차가 활보하는 현장을 CNB가 들여다봤다. (CNB=선명규 기자)
드론시구·5G중계…볼거리 ‘풍성’
IOT로 공기질 측정해 ‘인공강우’
방송서 못보는 장면 앱으로 시청
지난달 24일 SK와 한화의 프로야구 개막 경기가 열린 인천 SK 행복드림구장. 이날 시구자로 나선 이정훈 군(인천 동막초 6학년)은 특별한 안내와 응원을 받았다.
SK텔레콤의 홀로그램 AI 아바타인 ‘릴리’가 대기실에서 마운드까지의 이동 방법을 알려주고 이군과 함께 자율주행차에 동승해 그라운드를 가로 질렀다. 릴리는 자율주행차에 설치된 태블릿에 나타나 “긴장하지 말고 즐겁게 공을 던지라”며 용기를 북돋았다. 이군은 “실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았다. 마치 미래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릴리’와 이군이 소통하며 공을 던지기까지의 모든 과정은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노출됐다. 중계는 SK텔레콤이 구장에 설치한 5G망을 타고 이뤄졌다. ‘자율주행차-인공지능 아바타-5G망’으로 이어지는 첨단 ICT(정보통신) 기술이 이날 구장에서 시연됐다.
지난달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의 홈 개막전에서는 ‘무인(無人) 시구’가 화제였다. 이날 시구 순서에서는 사람 대신 느닷없는 야구공 모양의 드론이 나타나 하늘 위를 반짝이며 활공했다. 그라운드를 빙 돌던 드론은 빠른 속도로 마운드를 거쳐 홈플레이트 위 그물로 돌진해 꽂혔다. ‘ICT 시구’에 관중석에선 “와아!”하는 환호성이 나왔다. 드론이 날아다니는 장면은 올 시즌 수원 홈구장에서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물인터넷 기반 미세먼지 측정기인 ‘KT GiGA IoT Air Map’을 경기장 곳곳에 설치한 것도 눈에 뛴다. 실시간으로 공기질을 파악하는 시스템이다. 홈경기 시작 전 미세먼지가 ‘나쁨’으로 예보되면, 드론과 스프링쿨러로 약 10분 동안 인공강우를 살포해 공기를 정화한다.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드론시구 장면(사진=연합뉴스 제공)
LG유플러스는 경기 보는 시야를 한층 넓혀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인 ‘U+프로야구’를 대폭 개선해 내놨다. 이 앱은 지난해 출시 6개월 만에 이용자 108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야구팬들에게 인기다.
크게 네 가지 기능이 업데이트 됐다. 득점 장면 다시보기, 상대 전적 비교, LG유플러스 IPTV인 U+tv와 연결해 큰 화면으로 보기, 중계에 안 잡히는 포지션별 선수들을 보는 기능이다.
시즌 시작 전 야구팬들의 의견도 적극 수용했다. 이를 토대로 키플레이어(주목할 선수) 정보, 카드뉴스, 구단별 유튜브 응원가 바로가기, 구단·선수별 데이터 상세 페이지 제공 등 이용자 입장을 대거 반영했다.
‘U+프로야구’가 좋은 반응을 얻자 마케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20여명은 지난달 30일 LG와 기아의 경기가 열린 잠실 야구장을 찾아 직접 홍보에 나섰다. 이들은 ‘U+프로야구’ 체험부스에서 야구팬들과 함께 시연해보며 의견을 나눴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오른쪽)과 허구연 해설위원이 잠실 경기장 내 체험부스에서 U+프로야구를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현장에서 경기를 관전하며 앱의 생동감, 편의성 등을 점검한 권 부회장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체험부스에서 서비스 개발팀 직원들을 만난 권 부회장은 “지난 주말 경기에만 10만명 이상이 이용할 정도로 ‘U+프로야구’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뜨겁다”며 “이는 우리 직원들이 철저히 사전 조사를 실시하고 외부 전문가와 협업하며 서비스 기획단계부터 폭넓게 의견을 수렴한 결과”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통신3사는 모두 프로야구 구단을 보유하고 있어 경기는 물론 장외 전쟁도 뜨거울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CNB에 “야구 시즌이 되면 각 사마다 주력으로 밀고 있는 서비스를 경기장에서 선보이고 있다”며 “팀 간 순위 다툼만큼이나 ICT·IOT 등 날로 발전하는 첨단 기술 경쟁도 볼거리”라고 말했다.
(CNB=선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