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7일) MBC 'PD수첩'은 'MB형제와 포스코 2부. 백색황금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2010년 포스코가 시작한 리튬 사업의 실체를 파헤친 내용을 방영한다.
지난달 27일 'PD수첩'은 남미 에콰도르에서 벌어진 포스코의 수상한 인수합병을 보도했다. 그 과정에 MB 형제가 관여했고, 결국 국민기업 포스코에서 약 2000억 원이 사라졌다는 진실이 드러나자 국민들은 분노했다.
방송 이후 포스코와 관련된 각종 제보가 쏟아졌다. 그중에는 권오준 현 포스코 회장이 사활을 걸고 있는 리튬 사업에 대한 제보도 있었다.
이번 방송에서 'PD수첩' 제작진은 2010년 포스코가 처음 발을 들인 순간부터 의혹이 무성했던 포스코의 리튬 사업을 낱낱이 파헤쳤다.
▲MBC 'PD수첩' 27일 방송 예고편. (사진 = 예고편 화면 캡처)
▲MBC 'PD수첩' 27일 방송 예고편. (사진 = 예고편 화면 캡처)
포스코의 리튬 사업, 시작은 MB 형제로부터
포스코의 리튬 사업은 약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가 자원외교였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MB 정부는 수많은 자원 중 특히 리튬에 주목했다.
배터리의 주요 원료로 쓰이는 리튬은 4차 산업시대의 핵심 자원으로 떠오르며 ‘백색황금’으로까지 일컬어진다. 주로 염호(소금호수), 광석, 폐건전지에서 추출하는데, ‘리튬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에 질 좋은 리튬이 분포되어 있다.
MB 정부의 자원외교 특사였던 이상득 전 의원은 리튬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리튬 트라이앵글을 순회했다. 그는 특히 볼리비아 우유니 염호의 리튬 채굴권을 확보하기 위해 6차례나 볼리비아를 방문하며 공을 들였다. 우리나라는 볼리비아 정부에 약 2700억 원의 대가성 차관까지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2010년 11월 볼리비아 정부가 외국에 리튬채굴권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결국 리튬 확보에 실패했다.
그런데 'PD수첩' 제작진은 취재 과정에서 이 전 의원이 특사로 활동할 당시 그에게 촌지를 상납했다는 제보자를 만났다. 그뿐만 아니라 미 대사가 본국에 보낸 문건을 통해 볼리비아 정부는 애초부터 리튬 채굴권을 외국에 팔 생각이 없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MB 정부 측에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MB 정부는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 남미 3국에 엄청난 혈세를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가 확보한 리튬은 전무하다. 'PD수첩' 제작진은 자원외교를 최대 성과로 내세웠던 MB 정부 5년을 추적했다.
▲MBC 'PD수첩' 27일 방송 예고편. (사진 = 예고편 화면 캡처)
▲MBC 'PD수첩' 27일 방송 예고편. (사진 = 예고편 화면 캡처)
MB 형제의 봉이 된 국민기업 포스코
리튬 확보를 위해 남미를 동분서주했던 이상득 전 의원에게는 충실한 파트너가 있었는데, 바로 국민기업 포스코였다. 당시 포스코 회장이었던 정준양은 MB 형제가 내정했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던 인물이다.
'PD수첩'은 자원외교 특사로 남미를 순방하던 이 전 의원이 포스코에 리튬 사업을 지시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지시에 따라 포스코는 2010년부터 리튬추출기술 개발에 돌입했는데, 해당 연구의 총 책임자가 바로 권오준 현 포스코 회장이었다.
염수에서 리튬을 추출할 때 통상적으로 1년이 걸리지만, 포스코는 독자적인 기술을 이용해 추출시간을 8시간까지도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기술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진 권 회장은 2014년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더욱 적극적으로 리튬 사업에 나섰다.
볼리비아에서 허망하게 철수한 포스코는 2014년 아르헨티나로 사업 무대를 옮겼다. 리튬추출기술을 시험해보기 위해 아르헨티나의 카우차리 염호를 소유한 ‘LAC’와 계약하며, 2014년 12월에는 염호 인근에 시험설비까지 세웠다. 하지만 약 1년 만에 돌연 계약을 파기했다.
이후 2016년 2월 포스코는 ‘리테아’가 소유한 아르헨티나의 포주엘로스 염호에 약 2740억 원을 들여 리튬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번에도 약 1년 만에 리테아와의 계약을 파기했고, 결국 포스코는 아르헨티나에서도 리튬 확보에 실패했다.
▲MBC 'PD수첩' 27일 방송 예고편. (사진 = 예고편 화면 캡처)
▲MBC 'PD수첩' 27일 방송 예고편. (사진 = 예고편 화면 캡처)
포스코 회장님의 수상한 리튬 사랑
포스코가 지금까지 리튬에 투자한 비용은 공식적으로 밝힌 것만 약 140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리튬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2018년 현재까지 36억 원에 불과하다. 3%도 채 되지 않는 처참한 수익률이다. 'PD수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 회장이 리튬에 집착하는 이유에 의문을 제기한다.
'PD수첩' 제작진은 취재 결과 권 회장이 주도한 리튬 사업에 수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권 회장이 2016년 말까지 공장을 세우겠다고 공언했던 포주엘로스 염호를 직접 찾아갔다. 권 회장의 말과 달리 포스코는 정작 포주엘로스 염호에 삽도 꽂지 않은 상황이었다. 해발 4000m의 고산지대에 위치해 숨쉬기도 쉽지 않은 곳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일은 쉬워 보이지 않았다.
반면 포스코가 돌연 계약을 파기했던 카우차리 염호 인근에서는 다른 회사가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었다. 'PD수첩'은 포스코가 더 척박한 환경인 리테아 소유의 포주엘로스 염호로 갑자기 사업 방향을 틀었던 이유를 파헤치기로 했다.
▲MBC 'PD수첩' 27일 방송 예고편. (사진 = 예고편 화면 캡처)
'PD수첩'은 해당 의문을 풀어줄 포스코 내부문건으로 추정되는 자료를 단독으로 입수했다. 리테아의 실질적인 책임자였던 최ㅇㅇ은 토마토저축은행에서 약 699억 원의 불법 대출을 받고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재산을 압류당한 인물이다. 문건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애초에 리테아를 파트너 후보에서 제외했다고 한다. 하지만 권 회장이 취임하며 기존의 결정을 철회했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최ㅇㅇ의 리테아와 계약했다는 게 문건의 요지다.
또한, 'PD수첩'은 포스코로부터 포주엘로스 염호의 가치를 부풀려 평가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광산평가사 허만초의 법정 진술서까지 확보했다.
포스코는 정작 리튬을 확보할 수 있었던 기회는 걷어차 버리고, 수상한 자원투자자와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포스코의 리튬 사업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
오늘 'PD수첩'은 과연 포스코가 자신하는 리튬 사업의 실체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파고든다.
MBC 'PD수첩'은 오늘(27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