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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클리핑]밀턴 평전

푸른역사 펴냄
박상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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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신혜정기자 |  2008.06.02 09:38:30

밀턴의 평전이 나왔다. 밀턴은 위대한 서사시 ‘실낙원’의 저자로 유명하지만 종교와 정치 문제에 과감히 나섰던 혁명가이자 개혁가이기도 하다. 토머스 칼라일의 ‘영웅숭배론’에는 시인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진정한 시인은 정치가, 사상가, 입법자, 철학자의 자질이 잠재해 있습니다.’라고. 밀턴역시 투철한 역사의식과 사상으로 뭉친 시인이었으며, 그 결과 그가 지은 대 서사시는 역사와 문학에 살아 흐르고 있다. 지금까지 가려져 있던 밀턴의 평전이 의미를 갖게 되는 부분이다. 이 책은 밀턴 탄생 400주년을 맞아 서사시인 밀턴이 아닌 산문가 및 그의 ‘불국에 맞선 이상주의자’적 삶에 초점을 맞췄다.

밀턴은 종교개혁과 공화정을 주장하며 왕성한 집필 활동을 했다. 청교도 혁명과 공화제를 옹호하는 ‘왕파 위정자의 재임’, ‘우상파괴자’, ‘영국 국민을 위해 변호하는 서’ 등을 썼으며, ‘정신과 기질의 불일치는 정당한 이혼의 사유’라고 주장하며 ‘이혼론’을 펴낸다. 자신의 경험이 근거가 되기도 했지만, 이것은 시대적 상황을 고려할 때 성서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라 할만하다. 또한 ‘아레오파지티카’를 통해 검열 없는 출판의 자유를 주장하는 등 그의 삶은 투철한 의식으로 관철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밀턴은 1652년 시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 삶에 커다란 시련과 위기가 찾아 온 것이다. 불만세력은 시력상실을 두고 ‘신의 징벌’이라고 공격했고, 치료 과정에서 또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가세되었다. 그러나 그는 고난을 딛고 대작 ‘실낙원’, ‘복낙원’, ‘투사삼손’을 남긴다. 1660년의 왕정복고로 큰 정치적 환멸을 느끼고 현세적 이상을 뛰어넘어 개인의 영혼을 개혁하는 데로 시선을 옮긴 것이다.

그의 작가적 삶의 역량에 완숙도를 더해 준 것이 바로 ‘모국어 사랑’이다. 라틴어와 이탈리아 문화가 우월했던 당시, 변방의 언어에 불과한 영어를 사용하여 집필활동을 시작한다. 그 역시 라틴어를 할 줄 알았고, 라틴어 작품도 다수 집필하였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의 모든 근면과 기예를 나의 모국어를 아름답게 장식하는 데 사용할 것이다.’, ‘혹시 라틴어로 글을 쓰면 해외에서 더 큰 명예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나, 그런 데에 관심을 두지 않고 이 영국 땅을 나의 세계로 삼는 것으로 만족하려한다’라고. 우리글이 무분별한 외국어 교육과 조기 교육으로 뒷전으로 밀려난 현실을 한 번 돌아볼 일이다.

이 책은 서양사학자 우석대 박상익 교수가 썼다. ‘실낙원’을 통해 밀턴의 작품과 삶에 매료된 박상익 교수는 ‘아레오파기티카’로 박사학위를 받는 등 밀턴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 왔다. 이 평전은 밀턴 탄생 400주년을 기념하는 그의 헌사이자 10년의 준비기간을 통해 나온 연구의 산물이기도 하다. 돈과 권력에 편승하지 않고 당당하고 올곧은 밀턴의 삶을 살았던 밀턴의 삶은 이 시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로써 이 평전의 가치가 더욱 빛난다고 할 수 있겠다. 푸른역사 펴냄. 4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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