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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주택경기 끝물에 해외수주 돌파구 되나

국내시장 안개속…너도나도 외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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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손강훈기자 |  2018.02.26 15:19:13

▲그동안 부진했던 해외수주가 올해 들어 회복세를 기록 중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이 부상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GS건설 인도네시아 'City Gate 88' 조감도, 현대건설 싱가포르 투아스 터미널 ph2 매립공사 조감도, SK건설 홍콩 구룡 중앙간선도로 내 야우마따이 동부구간 건설공사 조감도와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 조감도. (사진=각사)

여러 변수로 인해 국내 분양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그동안 부진했던 해외수주가 회복세를 띄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이 중동과 동남아 등지에서 연일 수주 소식을 전하고 있다. 해외사업이 이들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CNB=손강훈 기자)

아시아 부상…수주 가파른 증가세
“중동만 못믿어” 해외시장 다각화
“트럼프 경제정책 걸림돌” 우려도

그동안 부진했던 건설사들의 해외수주가 올해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1월1일부터 2월25일까지 해외수주액은 51억7831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8억7642만 달러) 대비 무려 70%(23억189만 달러)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의 수주가 29억6652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전체 수주액에 57.3%에 달한다. 올해에만 현대건설, GS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베트남, 홍콩, 말레이시아 등에서 공사를 따냈다.

전통적으로 해외사업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던 중동은 전년(13억3034만 달러)보다 16.3%(2억1706만 달러) 증가하는데 그쳤다.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오만,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성과를 냈다. 

이는 건설사의 해외사업 다각화 전략 때문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 정치상황 등 외부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 중동 의존도를 줄여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사실 그동안 아시아 지역은 중동발(發) 공사에 비해 규모와 대금이 작아 건설사들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1~2년 저유가의 영향으로 중동 발주물량이 크게 줄게 되자,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 한 대기업 건설사 관계자는 CNB에 “요 근래 중동 플랜트 공사에서 부실 논란이 일어났던 사례가 많다 보니, 리스크(위험)가 적은 인프라 중심의 발주가 많은 동남아시아를 전략적으로 공략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건설사 해외수주액이 작년보다 증가한 가운데 아시아의 약진이 눈에 띈다. (자료=해외건설협회)


유가안정 vs 중동분쟁…악재·호재 ‘팽팽’

해외사업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중동 발주가 늘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석유수출기구(OPEC)의 감산 정책 등으로 올 한 해 국제유가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국제유가는 1배럴 당 6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가 올해부터 도입한 ‘부가세 5%’로 인해 상당 규모의 추가재정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랍에미리트의 경우 수입이 부가세로 GDP의 0.9% 수준인 33억 달러 늘어난다고 추정됐다.

다만 건설사 해외사업의 걸림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이란 강경 정책과 친이스라엘 행보, 사우리아라비아·이란 갈등 고조, 카타르 단교 상태 등으로 중동으로 둘러싼 국제 정세가 나빠, 공사대금 확보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미국이 예고한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중동국가들이 현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돈을 쓰지 않을 확률이 더 높아진다. 국제유가가 올랐음에도 기대만큼 발주량은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국내 부동산 시장, 특히 재건축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예고하면서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해외수주가 더욱 중요해졌다. 서울의 한 재건축 공사 현장. (사진=손강훈 기자)


증권가 “해외집중이 답”

그럼에도 대형건설사들은 해외수주에 더욱 힘쓰고 있다. 그동안 실적을 이끌어 왔던 국내 분양시장의 침체가 예상되면서 다른 방향의 먹거리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다주택자 양도세 증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부과 ▲재건축 연한 강화 등 추가 대책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개편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시행 ▲기준 금리인상 ▲청약 및 입주물량 증가 등 변수로 인해 불투명한 상태다.

특히 탄탄한 사업성을 바탕으로 호황으로 누리고 있는 ‘재건축’ 사업이 정부의 강력한 규제안으로 인해 정체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정부가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해 아파트 재건축 문턱을 대폭 높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서울 재건축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이 영향으로 재건축 공사 자체가 줄어들게 되면 서울 지역에 새로운 아파트 공급이 사실상 재건축 밖에 없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물량확보를 위한 과도한 수주경쟁 등의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처럼 해외공사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건설사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환경이 돼가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도 건설사들의 해외 진출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이들은 더 나아가 해외수주 회복으로 인해 올해 건설업계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건설사의 해외수주는 전년대비 33% 증가한 386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가회복에 따른 발주시장 개선에 힘입어 올해 해외신규수주 회복세가 확연하고 건설업계 이익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CNB=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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