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대사의 전설이 서려있는 오어사는 포항 남구의 대표적인 사찰이다.
포항 북구에 보경사가 있다면 남구에는 오어사가 있다.
오어사에 들어가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이 바로 좌측의 이 동종이다.
1995년 오어지(吾魚池) 상류에서 준설 작업 중 굴착기 기사가 오어지 바닥에 있는 동종을 발견했다.
이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보존처리과정을 거쳐 1997년 7월 오어사의 이 위치로 돌아왔다.
이 종은 규모와 정교함에서 큰 의미가 있다. 우선 93.5cm 높이의 종은 사찰 내에서 당당한 위용을 자랑한다.
보경사 서운암 동종의 두 배에 가깝다. 포항지역에 이렇게 큰 범종이 있다는 것은 유래가 없는 일이다.
또한 종의 표면에 새겨진 여러 가지 문양과 글자도 상당히 정교하다.
특히 천의(天衣) 자락을 휘날리는 비천상(飛天像)과 종을 매다는 용뉴(龍鈕)는 동으로 주조한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생동적이고 정교하여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종은 사찰에서 종교의식에 쓰이는 중요한 도구이자 부처님에 대한 경외심을 잘 보여주는 기물이다.
종을 이렇게 크고 정교하게 제작한 것은 그만큼 부처님에 대한 경외의 마음이 깊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아쉬운 것은 종이 밖에 있다 보니 먼지 때문에 다소 볼품없이 보였다. 오어사 인근의 공사 때문일 것이다.
먼지를 깨끗하게 털어내 종의 진면목을 관광객들에게 더 잘 보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역시 부처님에 대한 경외의 발로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