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역에 설치된 문제의 안중근 의사 동상의 손가락(사진= 김진부 기자)
"어디가서 얘기하기도 창피한 얘기지만...모두가 알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네번째 손가락이 잘린 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은 상태로 동상을 만들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의정부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김현주 의원(비례대표) 등은 지난 달 22일 열린 의정부시 공보담당관실 행정감사에서 '한중기념사업'의 하나인 '안중근 의사 동상 설치 및 기념공간 조성 사업'과 관련된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점들을 지적해 주목을 받았다.
의정부역전 근린공원에 지난 8월 8일 설치를 시작해 10월 20일 공개된 안중근 동상은 중국에서 제작돼 지난 5월 11일 인천항을 통해 의정부에 반입됐으나 보관장소가 비밀이어서 당시 여러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안중근 동상 제작은 지난 2013년 6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중국 측과 이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시진핑 주석의 지시로 동상이 제작됐다고 전해졌으나 불분명한 상태다.(CNB뉴스 2017. 8.8자 '중국서 비밀리에 들여온 안중근 동상, 8일 의정부시 평화공원에 전격 건립 중' 참조) 안중근 의사의 네번째 단지(斷指, 손가락이 잘린 부분)가 표현되지 않고 온전한 손가락으로 제작된 점 등 약 5가지 문제점들이 알려져 있다.
▲안중근 의사 동상 뒤에도 손가락이 잘못 제작돼 있다(사진= 김진부 기자)
김현주 시의원이 안중근 의사의 단지(斷指)가 동상에 잘못 표현된 것과 관련해 질의하자, 답변에 나선 윤교찬 의정부시 공보담당관은 "안중근 의사의 손가락이 잘린 것(이 표현되지 않은 것)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막중한 사업을 시민들에게 공개하기 전 (단지 부분을)간과해 발견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의정부역과 하얼빈역에 안중근 동상 세우기로?...거짓말 논란
특히 김 의원은 "의정부 안중근 의사 동상에 대한 (의정부시의) 거짓말 논란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며 "하얼빈역에도 안중근 의사 동상이 설치된다는 의정부시의 발표와 달리 하얼빈역에는 동상 설치가 확인되지 않았고, 외교부에서는 이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하는데 의정부시에서만 (하얼빈역 설치를) 얘기한다. 정보공개까지 갈 일이 아닌데 바로 확인해 주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답답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윤 공보담당관은 "버드나무포럼 문화재제자리찾기 운동본부에서 공보담당관실에 8건의 관련 민원(정보공개청구)을 제기했다. 이는 포럼 공동대표, 상임이사, 회원 등 3명이 동일한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거짓말했다는 것은 시민단체 주장이다"라고 답했다.
하얼빈역 설치 논란과 관련해서는 "차하얼학회에서 우리(의정부시)측에 얘기한 바로는 하나는 의정부역에 하나는 하얼빈역에 설치한다는 것이었다"며 "(시민단체에 의하면) 하얼빈시에서 설치할 계획이 없다고 (의정부시의) 거짓말이라고 하는데, 저희는 중국 차하얼학회를 통해 받은 내용(양쪽 시에 설치하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버드나무포럼 및 오마이뉴스 등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총 13건의 정보공개를 청구한 입장이며 특히 중국과 체결한 양해각서 공개청구와 관련해 의정부시는 비공개처분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현재 이 문제는 비공개 취소 행정소송 등이 진행 중이며 포럼 등은 이 문제와 관련해 의정부시를 공익감사 청구했다.
김현주 의원은 윤 공보담당관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으며 "계속 이 논란의 내용을 일부 시민단체 등 몇 사람이 반복해서 제기하는 것으로 너무 작게 간과하는 것 같은데 그러면 안된다고 말씀드린다"며 "시민단체는 개인이 아닌 단체다. 한 두 사람이 문제를 제기한다고 받아들이면 곤란하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중국서 5월 11일 반입된 안중근 동상, 맑은물사업소에 보관했었다"
자치행정위원회 조금석 의원(의정부시 가선거구)은 지난 5월 11일 의정부시에 반입된 후 보관장소가 비밀이었는데 어디에 보관했었는지 굉장히 궁금하다며 그 장소가 어디냐고 질의했다.
이에 윤 공보담당관은 "5월 11일 의정부시에 도착한 후 장안동에 있는 자원회수시설 맑은물사업소 소관 물자원재생과 그쪽에 임시보관했다"며 "팬스를 치고 도난방지를 위해 목재 케이스로 밀봉한 상태에서 비닐 커버로 방수 조치해 보관했다"고 답했다.
"추모의 벽 등 보완작업 위해 7000만원 예산 들여...내년 1/4분기 내 보완할 것"
자치행정위원회 권재형 의원은 안중근 동상 뒷편에 조성된 '추모의 벽'과 관련해 "그곳에 안중근 의사 어머니의 편지라며 설치해 놓았는데 사실 그것은 안 의사 어머니의 편지가 아니다"라며 질의하자 윤 공보담당관은 "이 자리를 빌어 미흡했던 점에 대해 의원님들께 죄송하다. 보완하겠다"며 "안중근 의사가 1910년에 사형을 선고받은 후 동생들이 내려가 어머니 말씀을 전달한 내용이다. (어머니가)직접 쓴 편지가 아니라 전언이 맞지만 편지라는 미화된 표현을 쓴 것"이라고 답했다.
▲의정부역 안중근 동상 추모의 벽에 어머니 편지로 잘못 표시돼 있다(사진= 김진부 기자)
또한 "충분한 검토없이 썼다. 일부 시민단체나 언론에서 가끔씩 지적되는 내용이다. 의정부시에서는 금년 안에 안중근기념관이나 안중근 추모회 등 전문기관에 자문 또는 고증을 거쳐 미비점이나 미진한 점에 대해 보완해 추후 시민들에게 질타받는 일이 없고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상징물이 되도록 미흡한 부분에 대해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권 의원이 올해가 가기 전에 보완하라고 주문하자 윤 공보담당관은 "이것(보완)과 관련해 7000만원을 내년 본예산에 올렸다"며 "따라서 올해 안에는 힘들고 내년 2월이나 3월까지 1/4분기 안에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라고 답했다. 이에 권 의원은 추가예산 7000만원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질책하며 "앞으로 철저한 고증을 거쳐 사업을 하라"고 말했다.
CNB뉴스(의정부)=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