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영화 '그대 없인 못살아' 촬영 현장에서의 이명세 감독. (사진 = jtbc)
26일 방송된 JTBC '전체관람가'에서 영화감독들이 잇달아 눈물을 보여 화제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명세 감독의 단편영화 '그대 없인 못살아'의 제작 과정과 본편이 공개됐다.
제작 과정을 편집한 영상을 방영할 때부터, 스튜디오에서 이를 시청하던 후배 영화감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눈물을 보였다.
이명세 감독이 60세의 나이에도 다른 스태프들과 함께 현장을 뛰어다니며 청년 못지않은 열정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장센의 거장'이라는 별칭답게 뛰어난 영상미와 시적인 사유가 담긴 단편영화를 만들어 내, 영화란 단순히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영상 자체로도 감성을 자극하는 예술임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영화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의 이경미 감독은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지 9년 정도"라며 "그 시간 동안 패배주의에 젖어있었던 적도 많다"고 고백했다. 이어 "요즘 들어 조금씩 자라고 있는 생각은 '내가 언제까지 영화감독을 할 수 있을까'였다"면서 "비관적으로 생각할 때도 많았는데 감독님을 뵙고 영화를 보니 부끄럽다"고 눈물의 이유를 밝혔다.
영화 '말아톤', '좋지 아니한가', '대립군'의 정윤철 감독은 "'영화의 본질이 무엇인가. 우리가 왜 이렇게 힘든 직업을 택했을까'를 다시 생각했다"면서, "영화라는 게 어떤 대사나 논리보다는 감정으로, 몸으로 다가가는 거란 것을, 움직이는 그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런 걸 선배 감독님께서 몸소 보여주시고, 또 배우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그걸 담아내는 열정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고 덧붙였다.
▲이명세 감독의 단편영화 '그대 없인 못살아'의 주인공 유인영. (사진 = 영화 화면 캡처)
이명세 감독의 제작 현장은 앞서 방영된 다른 후배 감독들의 현장과 눈에 띄는 다른 점이 있었다. 다른 감독들은 배우가 연기하는 동안 이를 별도로 마련된 모니터 앞에서 지켜본 반면, 이명세 감독은 거의 모든 장면을 카메라 옆에 서서 배우를 직접 지켜보며 지휘하는 모습을 보였다. 몸을 날리는 배우의 연기와 그것을 한 치의 빈틈 없이 잡아내려는 카메라 감독의 몸짓을 바로 옆에서 함께하며 그 호흡까지 공유하는 연출가의 모습이었다.
1988년 '개그맨'으로 데뷔해 30년째 영화를 만들고 있는 거장의 생명력은 누구보다도 현장에 깊이 몰입하는 열정에서 비롯되었음이 잘 드러난 방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