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열림 201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양 팀 감독 및 선수들이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두산베어스 오재일, 유희관, 김태형 감독, KIA 타이거즈 김선빈, 김기태 감독, 양현종. (사진 = 연합뉴스)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5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첫 맞대결이 펼쳐진다. 최대 7차전까지 펼쳐지는 이번 시리즈에서 4승을 먼저 거두는 팀이 2017년 프로야구 챔피언에 등극한다.
과거 한국시리즈 성적
두 팀은 1982년에 각각 해태 타이거즈와 OB 베어스로 창단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온,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를 몸소 증언하는 두 팀이다. 두 팀은 전통의 강호답게 각각 10차례씩 한국시리즈에 올라간 전례가 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서로를 상대하는 것은 35년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이다. 프로야구팬들은 이번 한국시리즈를 '호랑이와 곰의 맞대결'이라는 의미에서 '단군 매치'라고 부르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KIA는 지난 10차례의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우승을 거머쥔 전적이 있다. KIA에게 있어 한국시리즈는 곧 우승을 의미했다. 전설적인 선수인 선동렬과 이종범이 함께 뛰었던 1980년대와 1990년대 최고의 강팀으로 꼽혔다. 2000년대 들어서는 주로 하위권을 전전했으며, 2009년 당시 최강팀으로 꼽히던 김성근 감독의 SK 와이번스와 맞붙어 우승한 것이 마지막이다.
두산은 10차례의 한국시리즈에서 50%의 승리 경험이 있다. 프로야구 원년, 1995년, 2001년까지 띄엄띄엄 우승을 하다가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이후 2015년과 2016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현 디펜딩 챔피언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판타스틱4'라는 최강 선발투수들을 주축으로 민병헌, 박건우, 김재환, 오재일, 양의지 등의 강타자들과 김재호, 오재원, 허경민이라는 걸출한 내야수들이 뛰어난 활약을 펼친 결과 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모두 차지했다. 그리고 당시의 멤버들이 모두 현재까지 남아있다는 사실은 이번 시리즈를 치르는 데 있어 큰 강점이다.
▲올 시즌 KIA 타이거즈의 49승을 합작한 막강 선발진이 몸을 풀고 있다. 왼쪽부터 팻딘, 양현종, 헥터. (사진 = 연합뉴스)
투수진
올 시즌 KIA의 최대 강점은 나란히 20승씩을 거둔 헥터, 양현종의 선발 원투펀치다. 가장 중요한 1차전에는 올 시즌 두산 전에 약했던 양현종 대신 헥터가 먼저 선발로 나선다. 3차전 선발은 펫딘이 유력하며 4차전은 시즌 8승을 올린 임기영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은 니퍼트, 장원준, 보우덴, 유희관이라는 판타스틱4가 선발로 출격한다. 올 시즌 이들은 작년과 비교해 다소 미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부상으로 결장이 잦았던 보우덴을 제외한 세 선수가 10승 이상을 올리는 등 기본 이상을 해 주었으며, 큰 경기 경험도 많다. 다만 플레이오프에서 네 선수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대량 실점과 조기 강판을 당한 것이 큰 불안요소다.
불펜은 두산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두산의 함덕주는 올 시즌 팀의 5선발로 활약하다가 후반기에 불펜에서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NC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네 경기에 모두 등판하면서도 평균자책점 '제로'를 기록하고 있어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활약이 기대된다. 전반기의 붙박이 마무리였던 이용찬(22세이브)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후반기에 마무리로 승격된 김강률(7세이브 12홀드)의 구위가 좋다.
반면 KIA의 불펜은 뚜렷한 마무리와 미들맨이 없다는 것이 정규시즌 최대의 고민이었다. 김세현은 8차례 세이브 찬스에서 불을 질러 블론세이브 리그 1위에 올라있고 김윤동과 임창용도 11 블론세이브를 합작했다. 하지만 팀이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면서 한 달간 휴식을 취했던 만큼 싱싱한 컨디션을 기대할 수 있다.
▲두산 베어스의 4번타자 김재환(왼쪽)과 5번타자 오재일은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괴력을 발휘하며 NC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사진 = 연합뉴스)
타격 1, 2위 팀 맞대결
KIA와 두산은 올 시즌 10개 구단 중 가장 막강한 타력을 앞세웠던 두 팀이다. 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득점 등 홈런을 제외한 주요 타격 지표 대부분에서 1,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홈런 개수는 두산이 178개로 170개의 KIA에 앞서있다. 특히,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으면서 일군 기록이라는 점에서 두산의 파괴력이 더 커 보인다. 실제로 NC와의 플레이오프 3승을 거두는 동안 두산 선수들은 45점이나 뽑아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오재일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한 경기 4홈런이라는 '미친' 타력을 과시했다.
반면 KIA는 주력 타자인 최형우가 시즌 막바지에 슬럼프에 빠졌던 것과 오랜 휴식으로 무뎌졌을 경기 감각이 걱정이다. 타율 1위의 김선빈을 비롯해 김주찬, 안치홍 등이 두산 상대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던 것이 단기전에서도 이어질지도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