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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이재현 CJ 회장, 선친 추도식 첫 참석…지난한 1506일 여정 끝내다

“사업보국의 정신 잇겠다”…‘월드 베스트 CJ’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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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선명규기자 |  2017.08.15 10:14:28

▲14일 경기도 여주시 연하산 선산에서 열린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추도식에 는 이재현 회장, 이미경 부회장, 손경식 회장 등 가족과 친인척, 그룹 주요 임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CJ그룹 제공)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오랜 옥고와 투병생활 끝에 처음으로 선친 이맹희 명예회장의 추도식에 참석했다. 그동안 이 회장은 희귀병에 걸려 4년 넘게 병원 신세를 지다 최근 CJ그룹의 제2도약을 선포하며 경영에 복귀한 상태다. 추도식에서 이 회장은 생전에 선친의 뜻이었던 ‘사업보국’의 정신을 강조했다. 생과 사를 넘나들던 그였기에, 이날 다짐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이 회장은 CJ가(家)의 염원인 ‘월드 베스트 CJ’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CNB=선명규 기자)

추도식까지 1506일…고난한 여정
기적적인 복귀…건강 빠르게 회복
이 회장, ‘그레이트 CJ’ 시즌2 가속

14일 경기도 여주시 연하산 선산에서 열린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2주기 추도식은 사실상 CJ그룹의 미래를 여는 자리였다. 이재현 회장, 이미경 부회장, 손경식 회장 등 가족과 친인척은 물론, 그룹 주요 임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평소 고인의 ‘사업보국(事業報國)’ 정신을 기리며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특히 이날 이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재현 회장이 추도식에 처음 참석한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이 회장은 선친이 2015년 8월 중국에서 지병인 암으로 별세할 당시 ‘갇힌 몸’이었다. 지난 1주기 때는 건강문제가 그의 발길을 막았다.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사진 왼쪽)과 장남인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CNB 포토뱅크)


이 회장의 지난 4년은 비운의 가족사와 함께 본인 스스로 생과 사를 넘나드는 시간이었다.  

지난 2013년 7월 이 회장은 배임·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후 각종 병환에 시달렸다. 심해진 요독증으로 부인 김희재 씨의 신장을 이식 받았지만 거부 반응과 감염 등으로 안정을 찾지 못해 2년 넘게 병원 신세를 졌다. 더욱이 인구 10만명당 36명꼴로 발생하는 희귀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병’까지 발병해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했다. 

수감 기간 내내 이어진 아버지와 삼촌(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간의 상속재산을 둘러싼 소송전은 가뜩이나 힘든 그의 몸과 마음을 더 고통스럽게 했다. 

이맹희 명예회장이 일부 소송을 취하하며 동생과 화해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지만 두 사람은 끝내 만나지 못했고, 이 명예회장은 2015년 8월 운명을 달리했다. 
 
이 회장은 병상에서 아버지의 소천 소식을 들었지만, 악화된 건강 탓에 빈소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당시 이 회장은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었지만 무균병실에서 나오지 못할 만큼 상태가 좋지 못해 끝내 부친의 마지막 길을 배웅 하지 못했다.  

부친에 대한 효심이 남달랐던 이 회장은 당시에 상주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을 매우 비통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지난해 8월 12일 8.15특사로 옥살이에서 벗어나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이틀 뒤에 있은 선친의 1주기 추도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희귀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와 만성신부전증이 악화됐기 때문. 대신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씨가 가족을 대표해 참석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후 이 회장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치료에만 전념했다. 그 결과 신장이식 후 3년이 흐르는 동안 한때 40kg대까지 빠졌던 체중이 50kg 후반 수준까지 회복되는 등 건강을 상당부분 되찾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5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CJ그룹의 연구개발 센터 'CJ블로썸파크' 개관식에서 직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회복에 매진하던 이 회장이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5월이었다. 수원 광교신도시 ‘CJ블로썸파크’ 개관식 겸 ‘2017 온리원 컨퍼런스’에 참석해 4년 만의 경영복귀를 알렸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제2도약을 선포하며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회장은 기존 2020년 매출 100조원을 실현하는 ‘그레이트 CJ’를 넘어 2030년 ‘월드 베스트 CJ’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1995년 스티븐 스필버그 등이 설립한 미국의 영화제작·배급사 드림웍스에 3500억원을 투자하면서 ‘문화 CJ’를 세계에 선포한 바 있다. 당시 주변 반대에도 불구하고 ‘문화가 미래 먹거리’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투자를 강행했다. 

이후 한류 열풍을 주도했고, 중국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엔터테인먼트·서비스·유통·식음료 분야에서 후발 기업들의 길을 터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2020년까지 그룹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글로벌 매출 비중 70%를 넘어서는 ‘그레이트 CJ’를 완성하겠다”고 공언했었다. 

‘월드 베스트 CJ’는 ‘그레이트 CJ’의 시즌2이다. 2030년에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위해 CJ는 과감한 투자와 M&A에 집중하는 방안을 세웠다. 올해 투자액을 5조원으로 책정하는 한편,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의 분야 M&A를 포함해 36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당시 개관식이 복귀한 이 회장이 ‘월드 베스트 CJ’ 등 경영플랜을 밝히는 자리였다면, 이번 추도식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란 것이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실제 이 회장은 가족과 그룹 주요 임직원 40여명이 모인 이번 추도식에서 “좁은 땅덩어리, 가난한 나라에서 이 땅의 경제인들은 고생이 많았지만, 그 길만이 우리의 살길이어서 멈출 수 없다”는 이 명예회장의 말을 소개하며 '사업보국'의 정신을 강조했다. 지난 복귀 때와는 달리 경영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추도식 이후 이 회장은 현장경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건강 회복세가 빠르기 때문이다. CJ그룹 관계자는 CNB에 “추도식날 (이 회장이)휠체어에 의지하지 않고 지팡이만 짚고 선산에 오를 정도로 많이 좋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당장 이 회장은 다음 달 18일부터 20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케이콘(KCON) 2017 LA’ 현장 방문 등을 위해 곧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CNB=선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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