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 =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침소봉대(針小棒大)라는 말이 있다. 바늘만한 것을 몽둥이 크기로 말함을 뜻한다. 전형적인 향대과장(向大誇張)법의 하나다. 어떤 것을 더 크고 강하게 나타내는 게 향대과장(向大誇張)이고, 더 작고 약하게 표현하는 게 향소과장(向小誇張)이다. 탈모 세계에서도 향대 과장법이 있다.
탈모는 DHT 호르몬에 의한 안드로겐형 탈모가 80% 전후에 이른다. DHT 호르몬은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에 의해 전환된 물질이다. 그렇기에 탈모 치료의 핵심 포인트는 DHT 억제다. 이를 막으면 탈모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모발을 보호할 수 있다. 5알파-환원효소의 활동을 억제하는 약물이 피나스테리드 성분이나 두타스테리드 성분이다. 모든 약물은 완전하지 않다. 일부 부작용 가능성이 있다. 탈모 치료를 하는 두 약물도 부작용이 있다.
대표적인 게 정력 감퇴와 피로감이다. 복용자의 1~2%에서 나타날 수 있다. 부작용이 나타나면 용량을 1/2로 줄이면 상당수는 완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이 지속되면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두 약물은 복용이 쉽고 효과도 뛰어나다. 그런데 인터넷에 실린 글의 일부에서는 두 약물 부작용 정도가 심각하게 과장돼 있다. 마치 먹어서는 안 될 독약처럼 표현된 경우도 있다. 그야말로 침소봉대다.
SNS(사회관계망)의 부작용이다. 인터넷, 카톡 등이 현대를 대표하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이라면 전통의 소통수단은 전화, 편지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의 소통수단이나 현대의 SNS나 잘못된 정보 제공 개연성은 비슷하다. 다만 현대의 SNS의 확산성과 파급성은 순식간에 전지구촌에 퍼지는 데 심각성이 있다. 잘못된 탈모 내용, 지나치게 과장된 소식이 정보로 포장돼 유통된다면 불신의 늪이 조성될 것이다.
이로 인해 일부 탈모인은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나 샴푸 등에 눈길을 돌릴 수 있다. 이는 자칫 탈모인의 주머니와 시간을 터는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들 제품의 효과가 일반적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가령, 샴푸는 지루성피부염이나 모발 영양부족 탈모에는 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이 같은 원인의 탈모는 전체의 10~2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대부분 안드론겐 탈모다.
탈모인에게 두 약물의 복용을 권한다. 일부 사람은 인터넷을 맹신한 탓인지 질색을 한다. ‘정력을 포기할까, 모발을 포기할까’의 양자택일 이분법으로만 생각한다. 의사인 필자가 민망한 상황도 있다.
생각해 보자. 어떤 의사가 고객에게 독약을 권하겠는가. 필자는 탈모가 진행되지 않았다. 만약 머리카락이 빠지면 주저 없이 약물을 복용할 것이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고혈압 약을 먹고 있다. 고혈압 약도 부작용이 있다. 인터넷의 일부 글에서는 이 약물에 대해서도 부작용을 적고 있다. 그 중의 일부는 먹어서는 안 될 약처럼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사람은 걱정하지 않고 복용한다. 고혈압 유전력이 있는 상황에서는 운동을 병행하면서 복용해야 하는 게 합리적이다.
유전 탈모라면, 안드로겐 탈모라면 DHT를 억제해야 한다. 그 방법은 두타스테리드 성분과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약물 사용이다. 지나치게 과장된, 검증되지 않은 부작용 소문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물론 약물 부작용에 대해서 경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만약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에는 약의 용량을 줄이거나 복용을 중단하면 된다.
(정리 = 최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