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7.03.07 11:01:14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할 것으로 알려진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는 7일 오전 같은 ‘개헌파’인 국민의당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배석자 없이 1시간여 전격 회동해 탄핵 및 조기대선 국면에서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가 오전 국민의당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조찬회동 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탈당 여부를 묻는 질문에 “민주당에서 탈당하겠다”고 공식선언했으며, 탄핵 심판 전 탈당을 하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탈당 날짜는 내가 앞으로 정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어 김 전 대표는 탈당 후 거취에 대해서는 “두고 보셔야지 내가 미리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어느 당으로 들어가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탈당 소식을 접하고 영입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에 합류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로써 김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문재인 당시 대표의 삼고초려로 민주당에 합류한 이후 1년2개월 만에 민주당과 결별하게 됐으며, 비례대표인 그가 민주당을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며 최근 후원계좌를 폐쇄, 의원직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구기동 자택 앞에서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민주당에서)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 그래서 그런다(떠난다)”고 탈당 방침을 확인하고 금명간 실행에 옮길 뜻을 밝힌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탈당 결정을 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제 뭐…떠날 때가 됐으니 이제 떠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탈당 결정 배경에 대해서는 “다 아는 걸 내가 이야기할 것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 전 대표는 최근 자신이 대표발의 한 상법 등 경제민주화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상황과 개헌파 의원들이 친문성향 지지자들로부터 문자폭탄을 받은 상황이며, 더구나 문재인 전 대표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경제민주화를 비판한 상황 등에 격앙돼 기자들을 만나서도 “나는 속은 사람”이라며 문 전 대표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었다.
더구나 김 전 대표는 전날에는 페이스북에 “정쟁과 분열이 나라를 망치도록 두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안팎의 위기가 눈앞에 닥쳤을 때 정치가 대의명분만을 따져 국민을 분열시켜서는 안된다. 그 대가는 국민의 피눈물로 치르게 된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김 전 대표와 비교적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박영선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김 전 대표와 차담을 나눴음을 밝히며 “그동안에 많이 말렸다. 그런데 김종인 대표 나름대로 정권교체를 위해서 본인이 하실 일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탈당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더 이상 말린다는 것은 조금 의미가 없어 보이고, 김종인 전 대표님의 뜻을 존중해 줄 수밖에 없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을 했다”며 ‘박 의원은 같이 나가는 게 아니죠?’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네, 그렇다”고 답했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같은 ‘개헌파’인 국민의당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배석자 없이 1시간여 전격 회동해 탄핵 및 조기대선 국면에서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두 사람간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임박한 가운데 정국 상황에 대한 의견교환과 함께 개헌파 규합 등 진로 모색에 대한 대화가 오가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나왔으며, 특히 김 전 대표가 탈당 방침을 굳힌 만큼 이에 대한 언급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지난달 1일에도 만찬회동을 한 바 있으며, 손 전 대표는 현재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전 대표와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경선룰 문제 등으로 안 전 대표측과 갈등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