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절 낮, 한 어린이가 세종시 호수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 건립위원회(이하 건립위)가 지난 2일(현지 시각) 애틀랜타 국립민권인권센터(National Center for Civil and Human Rights)로부터 '지난달 건립위와 체결한 소녀상 건립 관련 약정을 이행할 수 없게 됐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민권인권센터는 '본래 설계와 다른 조형물을 민권센터 외부에 설치할 수 없다'는 정관이 있다며 약정 불이행 이유를 밝혔다.
애틀랜타 센테니얼 올림픽공원 내 코카콜라 박물관 인근에 있는 민권인권센터는 1950∼60년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흑인 민권운동을 기념하는 박물관으로 2014년 건립됐다. 또한, 애틀랜타는 민권센터 외에도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의 기념관과 생가, 무덤, 에벤에셀 교회 등이 있는 흑인 민권 운동의 성지다.
소녀상 건립위는 지난해 9월 민권인권센터와 협상을 시작, 12월 소녀상 건립을 서면으로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건립위의 소녀상 건립 발표 후 주애틀랜타 일본 총영사는 애틀랜타 상공회의소, 민권인권센터, 애틀랜타 시청 관계자를 잇달아 면담하고 소녀상을 세울 경우 일본 기업이 애틀랜타에서 철수할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방해공작을 진행했다.
건립위의 헬렌 김호 변호사는 "저간의 사실에 비춰볼 때 민권인권센터의 약정 파기가 기존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며 일본 총영사의 간섭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은 2015년에도 로스앤젤레스(LA) 남쪽 한인 밀집지인 플러턴 시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려던 한인들의 노력을 방해공작으로 무산시킨 바 있다.
건립위는 건립 비용 마련도 거의 목표치에 도달한 만큼 다른 장소에라도 반드시 소녀상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에 건립된 소녀상은 캘리포니아 주 글렌데일 시립공원과 미시간 주 사우스필드 한인 문화회관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건립 시도였으며, 미국 대도시에 소녀상을 세우려는 첫 시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