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 제2부(박길배 부장검사)는 지난 6월부터 미공개 정보 이용 사범을 집중 단속해 총 5건을 적발하고 19명을 기소했다고 17일 발표했다.
검찰은 불공정거래 사범들이 취득한 부당이득을 전액 추징 보전해 부당이득을 전액 박탈하고 불공정거래 사범들의 범죄수익 은닉 혐의도 함께 기소해 범죄유인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하인국(63) 전 하나로저축은행장을 구속기소 하고 공범 정 모(65) 씨 등 2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하 씨는 2014년 8월 국내 유아 의류업체인 아가방컴퍼니가 대주주 주식과 경영권을 약 320억 원에 중국 기업으로 매각하는 인수·합병(M&A)를 중개했다. 하 씨는 이 정보를 이용해 아가방컴퍼니 주식 133만 주(약 77억 원 상당)를 매수한 뒤 되팔았고, 그 과정에서 32억 9803만 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검찰은 하 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및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또 인기 밴드 씨엔블루의 멤버 이종현 씨는 자신의 소속사가 유재석을 영입한다는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거래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약식 기소되기도 했다.
이 씨는 지난해 7월 16일 자신의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 임원 박 모(39·여) 씨로부터 유명 연예인 유재석 씨를 영입한다는 정보를 들었다. 이 씨는 이 정보가 공개되기 직전 FNC엔터 주식 1만 1000주(당시 시가 2억 3600만 원 상당)를 매수해 부당이득을 얻었다. 이 씨와 박 씨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각각 벌금 2000만 원과 4000만 원의 약식 기소 처분을 받았다.
그 밖에도 검찰은 한 연예 기획사의 인수·합병 과정에 관여한 법무사 배 모(39) 씨가 1천 7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을 적발하기도 했고, 코스닥 상장사인 제약회사의 신규사업 진출 업무를 진행하던 직원 곽 모(43) 씨가 이 정보가 공시되기 전 주식 4천 주(1억 1천만 원 상당)를 매수한 혐의로 약식 기소하기도 했다.
또한 검찰은 중국 모바일 게임회사의 코스닥 상장 법인 인수 정보를 통해 2억 원가량의 부당 이득을 챙긴 중국인 직원 2명을 불구속기소 했는데, 최근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M&A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아직 드러나지 않은 미공개정보 이용행위 사건이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최근 유관기관에서 접수된 미공개정보 이용행위 사건 수가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금융위원회에서 검찰에 고발·통보한 2016년 상반기 미공개정보이용행위 사건은 총 2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공개정보 이용 범죄는 내부자-정보수령자 간 정보 교환이 사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은밀하고, 상호 이해관계가 일치해 증거인멸이 쉽다는 특성이 있어 혐의 입증이 어렵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 대상 사건들도 차명계좌를 통한 주식거래와 자금원·불법수익 추적을 피하기 위한 자금세탁 등 범행 은폐 시도가 있었다"며 "특히 중국계 회사의 M&A 정보 이용 범행의 경우 정보 생성과 유통 경로가 대부분 중국에서 이뤄져 증거 확보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공개정보 이용 사범은 정보의 평등성이라는 게임의 룰을 위반해 주식시장의 건전성과 공정성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신뢰를 손상시켜 국민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주식시장의 기능을 저해하는 범행"이라며 "점점 진화하는 미공개정보 이용범행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업해 집중 단속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