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초 KIA 공격의 선두 타자로 나와 2루타를 친 브렛 필이 헬멧을 고쳐 쓰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KIA 타이거즈가 LG 트윈스를 상대로 4-2로 승리를 가져갔다. 이로써 양 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시리즈 전적은 1승 1패로 동률, 준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의 주인은 2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10일 경기에서 KIA는 선발투수 헥터 노에시의 호투에 힘입어 승리를 이끌었다. 유격수 김선빈은 두 차례의 호수비로 병살타를 끌어내며 LG의 추격을 막아냈다.
특히, 그동안 주로 3번이나 5번 타자로 출전하던 브렛 필을 2번에 배치한 KIA 김기태 감독의 변칙적인 용병술이 빛났다.
KIA는 정규리그에서 LG 선발투수인 데이비드 허프에게 유독 약했다. 허프는 정규시즌에서 KIA를 상대로 2승에 평균자책점 1.26으로 강했지만, 필은 허프를 상대로 6타수 2안타(타율 0.333) 1타점으로 선전했다. 따라서 김 감독은 필을 상위 타선에 배치해 허프를 더 많이 상대하게 했고, 필은 허프를 상대로 2루타 포함 2안타를 쳐내면서 결정적인 2득점을 기록,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 감독은 경기 직후의 인터뷰에서 "이긴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LG 선수도 열심히 했다. 허프도 좋은 투구를 했는데 우리가 운이 좋았다. 헥터도 잘 던져줬고, 브렛 필이 출루를 잘해줬다"며 "김호령과 노수광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잘해줬다. 김선빈은 좋은 수비를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선빈의 호수비에 대해 "병살시킨 다이빙캐치가 굉장히 좋았다. 결정적일 때 나와서 더 좋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또 "헥터가 8회를 어떻게 넘어가느냐에 따라 완봉까지 생각했다. 그러나 LG가 좋은 팀이라 완봉까지 안 될 것이라 생각했다. 결국 그렇게 됐지만 오늘 양현종이 등판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이날 필의 타순 변경에 대해 "출루도 해주고 장타도 나오고 좋았다. 결과적으로 잘 됐지만, 정상 타순은 아니었다. 내일은 바꿔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11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는 2차전 경기에서 KIA는 특급 좌완 양현종을 선발로 내세워 승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LG 역시 토종 에이스 류제국이 선발투수로 나선다.
한편,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정규리그 4위 팀과 5위 팀이 준플레이오프 진출권을 걸고 3판 2선승제로 치르는 시리즈로 지난해 KBO 프로야구가 10개 구단 체제로 재편되면서 새롭게 생긴 포스트시즌 제도다.
이때, 상위 팀에게 먼저 1승의 혜택이 주어져, 1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자동으로 시리즈 승리 팀 자격을 갖추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 반면 하위 팀은 2연승을 거둬야만 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다.
지난해 처음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가 맞붙었으나 4위였던 넥센이 1차전에 승리했기 때문에 2차전 없이 준플레이오프 진출팀이 되었다. 따라서 이날, 하위 팀 KIA가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감으로써 KBO 프로야구 최초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이 성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