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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텔링] 삼성제약은 삼성 계열사가 아니다?…비슷한 사명 “헷갈려”

‘삼양식품-삼양사’ 같은 회사로 오해 “잘못 온 항의 전화만 수백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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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유림기자 |  2016.08.11 10:27:54

국내에는 비슷한 사명을 사용하는 기업이 많다. 이 때문에 웃지 못할 해프닝이 속출하고 있다. 대기업의 계열사로 오해받아 사업을 확장하거나 매출을 올리는 데 이득을 보는 곳이 있는가 하면, 안 좋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투자자들의 항의 전화를 받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회사도 있다. 헷갈리는 사명에 울고 웃는 기업들의 사연을 CNB가 취재해 봤다. (CNB=김유림 기자)

이름까지 똑같은 건설사 많아

비슷한 기업 이름으로 애꿎은 기업이 피해를 보거나 혼선을 빚는 경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건설업계는 시공사 이름이 아예 똑같은 곳이 많다.

금강종합건설은 건설협회 회원사로 등록된 기업이 9개가량이며, 상호에 ‘금강’ 단어가 들어간 건설사는 무려 20개가 넘는다. 데시앙을 시공하는 태영건설도 태영 단어를 포함하고 있는 무관한 회사가 여러 곳이 있다.

삼성그룹의 계열사 중 건설회사는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있으며, 삼성종합건설, 삼성공사 등은 전혀 무관한 곳이다. 대림종합건설, 대림개발 역시 e편한세상을 시공하는 재계 18위 대림산업과 관련이 없다. 이 때문에 입주자들은 아파트 분양을 받을 경우 브랜드와 건설 시공사를 자세히 검토해봐야 한다.

▲삼성종합건설(왼쪽)은 삼성그룹과 관련이 없으며, 대림종합건설(오른쪽) 역시 대림산업과 무관한 건설사다. (사진=각 기업 홈페이지)

또 ‘신안건설산업’이 시공한 전남 목포에 위치한 신안비치3차 아파트 주차장이 지난 2014년 4월 폭삭 내려앉아 주민 8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을 당시, ‘신안종합건설’에게 불똥이 튀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신안종합건설 측은 당시 “문제의 아파트 건설사로 오해받아 수십 통의 문의 전화를 받았다”며 “비슷한 사명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물론 건설업계 관계자들도 헷갈려 한다”고 밝혔다.

식품업계에서는 SPC그룹과 삼양식품이 대표적이다.

쉑쉑버거,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등을 운영중인 SPC그룹은 미국의 유명 상호를 지어주는 업체를 통해 사명을 지었다. ‘S’는 삼립(Samlip)과 샤니(Shany)의 앞 글자를, ‘P’는 파리크라상(Paris Croissant)에서, ‘C’는 새로운 가족을 의미하는 Companies에서 가져왔다.

하지만 SPC는 경제뉴스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단어라 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SPC는 특수목적법인(Special Purpose Company)의 약자이며, 다수의 기업이 특수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만들었다가 끝나면 해산하는 일회용 회사를 뜻하는 경제용어다.

소비자와 투자자 혼란 불러

‘삼양식품’과 ‘삼양사’는 같은 회사로 오해를 자주 받는다. 삼양식품은 삼양라면, 스낵 짱구 등을 판매하는 먹거리 제조회사이며, 삼양사는 화학사업(플라스틱, 산업자재용섬유 등)과 식품사업(설탕, 밀가루, 식용유 등)을 하고 있는 기업이다.

▲삼양사(왼쪽)와 삼립식품은 전혀 무관한 회사다. (사진=각 기업 홈페이지)

아무래도 삼양식품은 소비자들이 자주 접하는 식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보니, 크고 작은 사고가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삼양사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취재 요청이나 문의 전화가 오는 소동이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배관 제조업체 ‘태광’은 재계 39위의 ‘태광그룹’의 전 수장 이호진 전 태광 회장의 안 좋은 뉴스가 보도될 때마다 투자자들에게 항의 전화를 받으며 곤욕을 치른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돼 1·2심에서 징역과 벌금을 선고받았다. 현재는 구속 집행 정지를 반복하다가 병보석 중에 있다.

이밖에 자전거 업체 ‘삼천리자전거’와 가스 사업을 하고 있는 ‘삼천리’, 아스팔트 생산 회사 ‘한국석유공업’과 공기업 ‘한국석유공사’ 등도 상대 기업에서 안 좋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주가에 악영향을 받거나, 항의 전화를 받는 해프닝을 겪는다.

▲삼성제약은 삼성그룹의 계열사가 아니다. (사진=삼성제약 홈페이지)

반대로 대기업과 비슷한 사명 덕분에 득을 본 곳도 있다. 바로 ‘삼성제약'이다.

삼성그룹의 전신인 삼성상회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1938년 설립했다. 삼성제약은 그보다 9년 먼저 1929년 고 김종건 삼성제약 회장이 창립한 제약사다. 따지고 보면 ‘삼성’ 사명 사용의 원조는 삼성제약이다.

대기업과 비슷한 사명으로 덕봐

하지만 지금 삼성그룹은 국내 재계 1위이며, 삼성전자 휴대폰은 모든 국가에서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다. 삼성제약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거대 그룹으로 변모했다.

이처럼 전 세계인이 모두 알고 있는 삼성그룹 덕분에 삼성제약은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계열사로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외국 기업과 사업을 추진할 때, 지명도를 알리는 데 있어서 상당히 많은 이점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지난 2009년 효성그룹이 하이닉스 인수 철회 발표 후 계열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동반급등 했을 당시, 국내 유기질 비료시장 점유율 1위 기업 효성오앤비의 주가도 덩달아 상한가로 치솟은 바 있다. 효성그룹의 계열사로 착각한 투자자들이 몰린 탓이다.

유사한 회사 이름으로 냉탕과 온탕을 동시에 경험한 기업도 있다.

사실 지금은 SK-ll를 모르는 소비자들은 거의 없다. “놓치지 않을 거예요” 문구로 유명한 일본 P&G의 고가 화장품 브랜드 SK-ll는 2000년에 처음 한국에 론칭 했을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SK그룹의 계열사로 인식했다.

▲SK-ll가 지난 2000년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당시, SK그룹의 사업으로 오해를 많이 했다. (사진=SK-ll 홈페이지)

 
이 때문에 지난 2006년 SK-ll 중금속 파문이 일었을 때, 분노한 일부 국내 소비자들은 SK그룹 관계사로 반품을 요구하며 문의 전화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측은 겉으로는 웃어 넘겼지만, 안으로는 ‘SK’의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될까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SK그룹이 SK-ll의 덕을 본 사례도 있다. 국내 기업이 처음 외국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는, 당연히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SK그룹은 중국에 진출할 당시, 중국에서 고급 화장품 이미지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던 SK-ll의 계열사로 오해받아 인지도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 같은 그룹의 계열사지만, 워낙 사명이 비슷해 헷갈리는 경우도 있다.

LS전선, LS산전, JS전선은 모두 LS그룹의 주요 계열사다. 그러나 이들의 사명은 ‘산’과 ‘전’, ‘L’과 ‘J’ 등 한 글자씩만 달라 투자자들은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삼성그룹의 계열사 삼성 SDS와 삼성 SDI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CNB=김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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