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여인들의 여름 옷차림은 어떨까.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여성 오너들의 여름 패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부진(47) 신라호텔 사장과 그녀의 동생 이서현(44)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은 능력과 미모뿐만 아니라 뛰어난 ‘패션 센스’로 유명하다. 삼성가(家) 이부진-서현 자매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감각을 CNB가 들여다봤다. (CNB=김유림 기자)
빼어난 미모에 수줍은 듯 ‘이부진’
과감하고 시원한 스타일 ‘이서현’
재벌가 여성CEO 롤 모델로 부상
드라마나 영화에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상위 0.1% 재벌가 사모님의 화려한 패션은 사실 실제 ‘재벌 룩’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재계에서 가장 활발한 경영 활동을 하고 있는 이부진·이서현 자매의 옷차림만 봐도 한 눈에 할 수 있다.
두 자매의 공통점은 블랙과 화이트로 요약된다. 블랙&화이트는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차분함과 함께 은은한 고급스러움을 표현하기 좋은 컬러다. 또 눈에 띄는 점은 두 사람 다 굵직한 기업의 수장으로 있다 보니, 한여름에도 비교적 단정해 보이는 긴소매룩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두 사람의 스타일은 언뜻 봐도 명확하게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8월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장례식 조문 때다. 같은 블랙 정장을 입더라도 이부진 사장은 신체가 전혀 드러나지 않은 단아한 차림인 반면, 이서현 사장은 가슴이 살짝 드러나는 파격적인 스타일을 보여줬다.
호사가들은 두 자매의 성격을 옷차림이 그대로 보여준다는 평가와 함께, ‘호텔’과 ‘패션’이라는 업종 특성이 반영됐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부진, 과하지 않은 커리어우먼룩
호텔신라를 이끌고 있는 이부진 사장은 삼성그룹 창사 이래 첫 여성 CEO다. 2010년 취임 이후 면세점 사업을 통해 호텔신라의 고속 성장과 국제적인 위상을 견인해오고 있다.
이부진 사장의 옷매무새는 한마디로 단정한 여성미를 강조한 전형적인 커리어우먼룩이다. 어깨를 살짝 내려오는 자연스러운 웨이브 헤어, 4cm 이하의 낮은 구두,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스커트는 그녀가 오랫동안 고수하고 있는 대표적인 스타일이다.
특히 호텔의 수장답게 사계절 내내 항상 단정한 재킷과 함께 투피스 정장을 즐겨 입는다. 눈에 띄는 액세서리는 하지 않으며, 큰 가방보다는 한 손에 가볍게 들 수 있는 클러치백 정도가 패션 아이템이다.
과하게 몸매를 부각시키거나, 화려한 무늬가 있는 튀는 의상을 입은 모습은 거의 볼 수 없다. 삼성가의 공식행사가 있을 때 그나마 이보다 좀 더 화려한 패션을 볼 수 있다.
모델보다 더 모델 같은 이서현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이서현 사장은 디자인 인재답게 국산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 에잇세컨즈, 아웃도어 브랜드 빈폴아웃도어 등 삼성에서 굵직한 패션 브랜드를 성공시켰다.
패션사업을 이끄는 그녀는 숏컷트부터 긴머리까지 다양한 헤어스타일과 함께 모델 뺨치는 코디로 유명하다.
특히 그녀는 스커트 정장을 즐겨 입는 이부진 사장과 달리 긴 다리를 돋보이게 하는 바지정장, 하이힐과 운동화 등 자신의 개성을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스타일을 잘 매치한다.
또 패션부문 수장답게 평소에 입는 옷 대부분이 자사에서 수입하는 디자이너 브랜드와 자사 내셔널브랜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보니 공식 행사에 ‘신상’을 입고 나왔다가 입소문이 번져 ‘완판 대박’을 친 적도 더러 있다.
그녀의 패션은 국내 패셔니스타 반열에 항상 빠지지 않을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으며, 그녀를 따라 하는 재벌가의 젊은 여성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CNB=김유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