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초동 삼성 서초사옥 입구.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조하고, 기존 연공 중심 인사제도를 ‘직무·역할’ 중심으로 바꾸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벤처 스타일의 인사제도 개편을 선언했다. 직급 단계가 기존 7단계에서 4단계로 줄어들고, 임직원 간 호칭은 ‘ㅇㅇㅇ님’으로 통일된다.
삼성전자는 27일 ‘경력개발 단계(Career Level)’ 도입을 통한 직급 체계 단순화와 수평적 호칭을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부장, 과장, 사원 등 수직적 직급 개념은 직무 역량 발전 정도에 따라 ‘경력개발 단계’로 전환되어, 직급 단계는 기존 7단계(사원1/2/3, 대리, 과장, 차장, 부장)에서 4단계(CL1~CL4)로 단순화된다.
임직원 간 공통 호칭은 ‘ㅇㅇㅇ님’을 사용하되, 부서 내에서는 업무 성격에 따라 ‘님’, ‘프로’, ‘선후배님’, 영어 이름 등 수평적인 호칭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팀장, 그룹장, 파트장, 임원은 직책으로 호칭한다.
회의는 반드시 필요한 인원만 참석해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회의의 결론을 도출해 이를 준수하는 회의 문화를 확산시켜나간다는 방침이다. 참석자는 최소화하고, 회의 시간은 1시간을 넘기지 않으며, 전원 발언을 통한 결론 도출과 결론 준수를 권장한다.
보고는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 강화를 위해 직급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치는 대신 ‘동시 보고’를 활성화하고, 형식에 치우치지 않고 간결하게 핵심 내용을 전달하는 보고문화를 정착시킨다.
불필요한 잔업이나 특근도 근절해 나가기로 했다. 상급자의 눈치를 보며 퇴근하지 않는 ‘눈치성’ 잔업, 불필요한 습관성 잔업과 특근이 근절 대상이다.
휴가는 직원들이 연간 휴가계획을 사전에 자유롭게 수립하는 문화를 조성해 충분히 재충전할 수 있는 휴가 문화를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복장 면에서도 올해 하절기부터는 반바지 착용이 가능해진다.
업계는 이번 인사 개편안이 ‘관리의 삼성’에서 ‘스타트업 삼성’으로 변모해나가겠다는 신호탄이라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실리콘밸리 벤처기업들의 기업문화를 벤치마킹했다는 것. 이건희 회장의 공백으로 아들 이재용 부회장이 전면에 나선 것이 기업문화로 반영되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3월부터 새로운 인사제도를 본격 시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