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커와 포스트잇 등 현대차가 제공한 교구재를 활용해 자신들만의 ‘미래 자동차’를 기획·디자인해보는 경천중학교 학생들. (사진=정의식 기자)
중학생들을 위한 체험형 교육과정 ‘자유학기제’가 지난해 시범운영에 이어 올해 전국적으로 확산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자유학기제 특화 진로교육 프로그램 ‘미래 자동차 학교’를 전국 50여 중점학교에 지원하고 있다. 충남 공주시에 위치한 경천중학교에서 미래 자동차 기획자·디자이너의 꿈을 키우는 15명의 청소년들을 만났다. (공주=정의식 기자)
‘재미’는 기본…‘생생체험’ 교육
현대차, 임직원특강·공장탐방 지원
학생들 “자동차 관심 높아졌다”

▲충남 공주시 계룡면에 위치한 경천중학교 전경. 전교생은 40명으로, 학년별 1개반씩 3개반으로 구성됐다. (사진=정의식 기자)
지난 21일,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을 뚫고 한적한 시골마을 충남 공주시 계룡면에 위치한 경천중학교를 찾았다.
주변은 온통 산과 논밭으로 둘러싸인 이 작은 학교의 재학생은 불과 40명. 하지만 올해 충남에서 유일하게 1학기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네일아트, 요리, 공예, 댄스, 풋살 등 다양한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날은 현대차가 지원하는 자유학기제 특화 진로교육 프로그램 ‘현대차와 함께 꿈을 키우는 미래 자동차 학교’ 6차 수업이 있어서 15명(남10·여5)의 2학년 학생들은 시범학교 교실에 모여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김평수 교사가 ‘미래 자동차 기획’ 6차 수업을 진행 중이다. 15명의 학생은 3개조로 나뉘어 배치됐다. (사진=정의식 기자)
수업 진행을 맡은 김평수 교사(진로진학부장)는 ‘미래 자동차를 실제로 기획해보자’는 주제로 상품 기획의 방법론을 설명했다.
5명씩 조를 이뤄 3개의 테이블에 둘러앉은 학생들은 교사의 지도에 따라 ‘판매 대상 국가’를 정하고, ‘판매 대상층 확정’, ‘차량 이미지/컨셉 잡기’ 등을 통해 자신들이 만들고자 하는 미래자동차의 윤곽을 구체화했다. 미리 준비된 색색의 스티커와 포스트잇, 태블릿 PC 등이 교구로 활용됐다.

▲RC카와 모형 자동차, 색상 스티커 등 현대차가 지원한 다양한 교구재들. (사진=정의식 기자)
학생들 손에서 미래컨셉카 탄생
앞서 학생들은 맥스, 가온누리, DEEP 등 자신들만의 디자인 연구소 이름을 정하고, 자동차의 종류와 브랜드를 익히는 등 자동차 산업 전반에 대한 공부를 한 상태였다.
이날 수업에서 맥스팀은 산악 운전이 가능한 무인자동차를, 가온누리팀은 어벤저스의 캡틴 아메리카 캐릭터를 사용한 컨버터블 세단을, DEEP팀은 태양열로 움직이는 픽업트럭을 기획, 발표했다.

▲자신들이 기획한 ‘미래 자동차’에 대해 발표하는 DEEP팀 학생들. (사진=정의식 기자)
향후 학생들은 3D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직접 미래 자동차를 디자인하게 되며, 3D 프린팅을 활용한 시제품도 만들게 된다. 현대차 직원 초청 특강과 공장견학 등 현장 학습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미래 자동차 학교’에 대해 “재미있었고, 앞으로 진로를 생각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답한 신드보라 양(왼쪽)과 이원범 군. (사진=정의식 기자)
수업을 마친 후 신드보라 양(여·15세)은 “완전 재미있었다. 자동차에 대해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에 여러 자동차 브랜드들에 대해 알게 되고, 자동차산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원래 산업디자인 분야에 관심이 많았는데, 앞으로 자동차 디자이너나 기획자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원범 군(남·15세)도 “친구들과 자동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재미있었다. 세단이나 SUV 같은 자동차 종류에 대해서도 잘 몰랐는데, 이번에 잘 알게 됐다”며 “꿈이 건축디자이너인데, 자동차 디자인에 대해 배운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 자동차 학교’ 수업을 담당한 경천중학교 진로진학부장 김평수 교사. (사진=정의식 기자)
미래 자동차 학교를 이끈 김평수 교사는 “프로그램 전반을 현대차가 지원해줘서 선생님들이 손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 학생들이 잘 알지 못했던 자동차 산업에 대해 알게 되고, 미래의 직업군으로 검토할 수 있게 돼서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김 교사는 “미래 자동차 학교는 ‘소나기’와 같다”고 표현했는데 이는 “무더위에 쏟아지는 빗줄기처럼 교과과정에 신선함을 준다”는 의미라고.
양복희 교장도 “아이들이 만족하고 즐거워해서 참 좋다”고 말한 후 “아이들이 시골에서 논밭만 보다보니 큰 꿈을 가지기 어렵다. 이 수업을 통해 더 커다란 꿈을 가지고, 창의적인 생각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업 중인 학생들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는 경천중학교 양복희 교장. (사진=정의식 기자)
현대차, 50개 중점학교 집중 지원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과정 중 한 학기 동안 시험 없이 진로나 취미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제도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근거하여 올해부터 전국 3204개 중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미래 자동차 학교’는 현대차가 중학생들의 자동차 산업과 미래 자동차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관련 직업을 소개하는 등 진로 탐색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개발한 체험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이다. 총 14차로 구성되어 한 학기 내내 수업이 진행된다.
올해 1학기부터 이 프로그램을 시범운영중인 현대차는 1학기 20개 학교, 2학기 30개 학교를 선정, 교사 연수, 강의 PPT·지도안·교구재 키트 제공, 현대차 생산공장을 포함한 현장 견학, 임직원 특강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또, 중점학교 외에도 프로그램 도입을 희망하는 중학교가 신청하면 교재·교보재를 지원하고 있다.
(공주=정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