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으로 입법권력 지형이 변화를 맞은 가운데 이번 국회의장직을 노리는 당내 중진·원로급 인사간 경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어 치열한 경선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더민주에서 배출될 국회의장 후보로는 문희상 이석현 정세균(이상 6선·가나다순) 박병석(5선) 의원 등 4명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오랫동안 정치권에 함께 몸담으며 범친노로 분류되는 등 가까운 사이를 이어온 문 의원과 정 의원이 양강 구도를 형성해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나 이 의원과 박 의원도 뒷심을 발휘할 수 있어 안갯속 판세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당내 다수파인 친노·친문(친문재인) 진영과 57명으로 절반에 달하는 초선의 표심이 주요 변수로 떠오르면서 후보들이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문 의원은 4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연장자인 점을 들어 경륜론을 내세우며 국회의장직을 끝으로 '명예로운 퇴장'을 하겠다고 공언한 반면 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에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에이스'론을 앞세우고 있다.
그리고 국회부의장인 이석현 의원은 '중도 무계파 역할론'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고, 역시 19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낸 박 의원은 선수 파괴와 함께 '충청 역할론'을 내걸었다.
더민주는 9일 오전 11시 의총을 열고 당규에 규정된 대로 의총장에 투표함을 설치, 의원들의 무기명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의원을 국회의장 후보로 추천할 계획이다. 관례에 따라 정견발표는 생략할 것으로 보이며, 결선 없이 최다득표자가 후보로 선출될 전망이다.
당초 후보로 거론됐던 5선의 원혜영 의원은 원 구성 협상 직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국회선진화법을 주도해 몸싸움 없는 국회를 만들었고,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 데 나름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 의장을 준비해 왔다"며 "그러나 선수나 연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오랜 관례를 감당하기는 스스로 여러가지로 부족하다고 판단, 경선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경선 불참 의사를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몫의 국회부의장에도 복수 인사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9일 오전 10시 의총을 열어 선출할 부의장 후보로는, 비박계 5선 심재철 의원은 원내대표에 출마하지 않는 대신 국회부의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히며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역시 비박계 경남 출신 4선 이군현 의원, 친박계 4선 김정훈 의원 등도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그리고 국민의당은 나머지 부의장 한 자리를 놓고도 상황이 복잡하다. 4선의 박주선 의원에게 무게감이 실리지만 여성 4선의 조배숙 의원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당초 후보로 거론됐던 정동영 의원은 당권에 도전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