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가 운영하는 풍무국민체육센터(사진= 김진부 기자)

"노인 무료회원, 수영장 탈의실과 샤워실서 대변 배설...수영장 내 소변 배설."

김포시에 있는 풍무국민체육센터, 통진문화회관(체육센터) 등에서는 배변을 가리는 데 어려움이 있는 노인들이 탈의실 바닥이나 샤워실 바닥에 대변을 배설했다는 심각한 민원들이 여러 건 제기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외에도 65세 이상 무료회원들 일부가 2,3개 강좌를 동시에 신청하거나 신청한 강습이 정원제여서 대기자들이 많이 있음에도, 회원등록을 하고는 강습에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하더라도 샤워만 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수영장이 아니라 공동 목욕탕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 또한 수영장 레인에서 많은 노인들이 걷기를 주로 하고 있어 수영을 실제로 하는 회원들과의 마찰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렇게 김포시의 체육시설에서 민원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모든 문제의 배경에는 지난 2015년 6월 10일 통과된 '김포시 체육시설 관리 운영조례' 개정이 자리잡고 있다. 김포시의회는 상기조례 제11조의 '사용료 감면' 조항의 전액감면 대상에 '노인'을 포함시키는 조례 개정을 통과시켰다. 더우기 조례에는 단지 '노인'이라고만 돼 있어 65세 이상이면 김포시 주민이 아니더라도 전국 모든 노인들이 김포시 체육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돼 있다. 자연스럽게 수영장 등 체육시설에 65세 이상 노인들이 몰리는 이유다.

풍무국민체육센터의 경우 원래 노인들이 별로 없던 체육시설이었지만 조례개정 후 급격히 늘었다. 자유수영의 경우 2016년 5월 기준 총 292명인데 그 중 239명인 82%가 65세 이상 노인 무료회원이다. 통진문화회관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자유수영의 경우 114명 중 91명인 80%가 65세 이상 노인 무료회원이다.

풍무국민체육센터 관계자는 "많은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노인회원들이 수영장 내에서 소변을 보는 문제로 냄세가 나는 등 수영장 환경이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다'며 최근까지 민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대변 배설 문제 등을 유료 회원들이 다 알고 있다보니까 체육시설 이용을 중단하거나 지속적인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수영장 내에서는 많은 노인분들께서 주로 걸으시는데 수영을 하는 회원들과 마찰이 잦은 편"이라며 "자유수영의 경우 현재 300명이 정원인데 그 중 대부분이 노인 무료회원들이고 대기자 90명도 대부분 노인분들"이라고 말했다.

통진문화회관 관계자도 "노인 무료회원들이 많아지면서 이런 문제들이 잦아지다 보니 유료회원들이 등록을 하지 않거나 꺼리는 경향이 있다. 무료 회원들께서 2~3개 강좌를 신청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점은 한달에 한 강좌만 무료로 한다든지, 관외 지역인 인천이나 강화에서 오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례를 관내 노인으로 한정한다든지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이 민원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담당부서인 김포시청의 교육체육과는 제기된 문제점들을 그리 심각하게 보고 있지 않다.

김포시청 김동석 교육체육과장은 수영장 등 체육시설의 문제점을 자세하게 기록한 보고서를 검토하고 나서 "이 상태로 봐서는 조례 개정을 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처음에 듣기로는 수영장(물속)에서 대변을 본 것으로 알았는데, 샤워장 탈의실에서 발생한 일이었다. 어르신들이 옷을 벗다 보면 힘을 주게 돼 실수로 대변을 배설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어르신들은 무릎관절이 좋지 않아 수영장에서 걷는 운동을 하는 것인데 이용하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런 경우 하나의 레인을 이용하시게 한다든지 하는 개선을 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당시 조례개정을 공동발의(피광성, 노수은 공동발의)한 노수은 의원은 "조례 개정의 취지는 우리나라가 어려운 시절에 우리 어르신들이 나라를 위해 고생을 많이 하셨기 때문에 이분들께는 후손들이 좋은 대접을 해드려야 한다는 생각에서 개정한 것"이라며 "(담당 부서인 교육체육과에서) 조례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시행규칙을 만들어서 운영하거나 체육관 시스템에 맞춰 운영수칙 등을 만들어 시행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무료 대상에 65세 이상 '노인'으로 조례가 돼 있어 타 지역 어디서든 김포시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문제를 바로 잡기 위해 조례 개정이 필요하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 "조례 개정이 아닌 (담당 부서가) 시행규칙으로 정하면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조례 개정 당시에도 발생 가능한 여러 문제점들이 이미 제기된 바 있었다. 당시 조례개정에 반대했던 김포시의회 염선 의원은 조례 개정 당시 상황을 묻는 질문에 "제 기억으로는 조례 개정 당시 지원 대상에 한정이 없이 단지 '노인'으로 돼 있어 대상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다는 지적을 했었다. 또한 형평성의 문제도 있었다. 시에서 운영하는 사우노인종합복지관, 북부노인복지관, 보건소 등에서 탁구나 요가 등 생활체육에 참여하시는 분들도 무료로 해야 되지 않느냐고 말씀하셨지만 담당부서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하는데...(조례개정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해 반대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김포시는 생활체육시설을 목적에 맞게 합리적으로 운영해야 하고, 관련된 조례를 만드는 의회도 부작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충분한 논의와 다양한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이어지고 있다. 시청이든 의회든 누구도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서지 않아 받게 된 지난 1년간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다.

CNB뉴스(김포)= 김진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