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석기자 |
2016.06.07 21:09:25
▲부산시민들이 동아대 석당박물관 일대에서 '그때 그시절 의복체험' 등 '피란수도 부산 야행'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동아대)
1950년대 피란 시절, 임시수도였던 근대 부산의 모습과 피란민들의 생활상을 생생히 접할 수 있는 문화재청의 야행프로그램인 '피란수도 부산 야행(夜行)'이 지난 3일부터 이틀간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야행에는 지역 시민을 포함한 총 8만여 명이 현장을 찾았다.
부산시, 서구, 동아대 석당박물관이 공동주최하는 이 프로그램은 근대 역사시설 개방 및 전시, 체험,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 기획으로 부산 및 한국의 근대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담아낸 테마형 탐방프로그램이다. 야경(夜景, 시설개방), 야로(夜路, 문화재 관람투어), 야사(夜史, 역사체험), 야설(夜設, 공연·강좌), 야식(夜食, 음식체험), 야숙(野宿, 피란시절 하룻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야행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코너는 체험프로그램이다. 석당박물관 일대에서 진행된 '그때 그시절 의복 체험', '삐라 줍기' 등은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그때의 시대상을 생생히 알려줄 수 있어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매시 정각에 재현된 '헌병 교대식', '전차탑승', '피란시절 거리 재현 퍼포먼스', '아트마켓', '야식 부스' 등은 풍성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음악 등 각종 문화예술 공연은 자칫 심심할 수 있는 탐방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개막일인 3일에는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서 희망과 삶의 의지를 찾아 나가는 피란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뮤지컬인 검정고무신과 인기밴드 장미여관의 공연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으며, 버스킹, 현악 8중주 등 다채로운 라이브 음악이 야행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이외에도 부산 시민들이 대거 참여한 '피란시절 노래 부르기' 및 '비보이 경연', <피란수도 부산 1023일간의 이야기 사진전>, <한국전쟁 종군기자 임응식 사진전>, <다큐멘터리 1세대 작가 최민식 사진전> 등은 지역 시민들의 역사의식을 자연스럽게 고취시키는 역할을 했다.
정은우 석당박물관장은 “피란도시 부산의 옛 모습을 잊지 않는 일이 곧 우리의 뿌리를 지키는 일”이라며 “'피란수도 부산 야행'을 단순한 탐방이 아닌 스토리와 재미가 있는 문화프로그램으로 기획해 부산 근대 역사를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피란수도 부산 야행'은 오는 9월 말 혹은 10월 초에 유사한 프로그램으로 다시 한 번 더 진행될 예정이다.
(CNB=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