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기자 | 2016.05.30 08:33:31
우리 시대 수묵화의 종장(宗匠) 소산 박대성 화백의 화업 50년 특별기획전이 9월 30일까지 경주엑스포내 솔거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이동우 사무총장과 윤범모 예술총감독이 공동으로 엮은 '묵향 반세기- 박대성 화가와 함께'가 그와 긴 시간을 동행했던 지인 43인의 에세이를 묶은 책이 김관용 경북도지사, 신달자 시인, 이문열 소설가, 이왈종 화가, 이호재 가나아트센터 회장, 조동일 서울대 명예교수 등 소산 화백과 오랜 인연과 우정을 맺고 있는 지인들이 필진으로 참여해 출간됐다.
출간된 책의 서문에서 엮은이 윤범모 예술총감독은 "소산의 폭 넓은 예술세계를 반영하듯 소산을 아끼는 인사가 많아 꼭 모셔야 할 필자를 다 모시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라며 "박 화백 지인들의 에세이 뿐 아니라 소산의 대표작 도판 모음과 작가론 등 자료 성격의 문헌들을 재수록하여 문헌적 가치를 높이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소산은 그의 작업실을 불편당(不便堂)이라 붙였을 만큼 '불편'을 선호한다.
"그는 쾌적하고 유복한 환경에서는 좋은 작품과 만날 수 없다는 원리를 몸소 실천했다"며 "소산은 경주의 보배이며 소산이 기증한 작품을 토대로 해 건립된 솔거미술관은 경주의 보물로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성 화백 뿐 아니라 부인 정미연 화백과도 친분이 있는 신달자 시인은 "박화백의 절대자랑은 '끈기'라는 것을 나는 안다.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면서 부드러움이 있다. 그의 그림에도 잘 나타나는 자연성의 힘과 유연성이 그 어느 그림에나 녹아 있지 않은가"라고 전했다.
소산 화백과 40년 이상의 우정을 맺고 있는 이왈종 화가는 "소산 선생이 한국화의 실경산수를 독보적인 화풍으로 이룩한 업적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젊은 후배들이 소산풍을 많이 흠모하여 그 열기가 식을 줄 몰랐다"며 "아직 건강하고 젊은 박대성 선생이 앞으로도 몇 십년 동안 새로운 작품에 도전할 것이라는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진심으로 표했다.
이호재 가나아트센터 회장은 "인사동에서 가나화랑을 열고 정식 계약한 첫 번째 작가가 바로 소산 화백"이라며 "소산의 장점은 시류에 편승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그는 시장논리와 무관하게 자신의 길을 묵묵하게 걸어갔다. 작품 판매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소산은 고집있는 화가였다"고 맘을 담았다.
조동일 서울대 명예교수는 "호는 소산이라고 하고서 마음속의 대산(大山)을 깊숙하면서도 오묘하게 펼쳐 보이는 장관을 거듭 만나면서 감탄했다. 오랜 기간 동안 뻗어난 거작 산맥이 눈에 선하다"며 "소산의 그림에 관해 말하는 것은 분에 넘친다. 그림보다 더 좋은 말을 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산 박대성 화백은 경북 청도에서 태어나 독학으로 미술수업을 했으며, 1979년 중앙미술대전 대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가나아트센터를 비롯해 서울 호암 갤러리, 파리 가나보부르, 베이징 중국미술관, 터키 이스탄불 마르마라대 미술관, 뉴욕 코리아 소사이어티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다.
그는 수묵화를 기본으로 서화일체 전통을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으며, 1999년 제2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경주로 내려와 경주 남산자락 삼릉 작업실에서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박대성 화백은 지역 예술발전을 위해 830점의 소중한 작품을 경상북도와 경주시에 기증했다. 작품은 회화 435점, 글씨 182점, 작품 활동을 위해 소장하고 있던 먹, 벼루 등 213점이며, 그의 기증작을 기본 소장품으로 한 경주 최초의 공립미술관인 경주 솔거미술관이 지난해 개관했다.
'솔거묵향'전은 화업(畵業) 반세기 소산 예술의 진수를 한 자리에 모은 전시로, 대작 '솔거의 노래', '제주곰솔', '금강설경', '법의' 등 82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