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4.14 09:43:48
반면 더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예상 밖으로 압승한 데 힘입어 당초 목표의석을 훨씬 상회하는 이변을 일으키며 관례상 국회의장을 배출할 수 있는 최다 의석 정당이 됐다. '녹색돌풍'을 일으킨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압승을 거둬 교섭단체 구성을 훨씬 넘는 38석을 확보했으며 정당 득표율에서는 더민주를 제치고 2위를 기록하는 파란을 연출했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개표가 종료된 가운데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더민주당 123석, 새누리당 122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이 당선 확정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원내 제1당의 자리를 더민주당에 내줬다.
한때 국회선진화법(현행 국회법)을 무력화할 수 있는 180석은 물론 개헌선인 200석까지 가능하다고 큰 소리쳤던 새누리당이 과반 확보는 고사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인 145석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으며, 무소속을 제외한 야(野) 3당만 합치더라도 무려 167석에 달하면서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가 재연됐다.
아울러 당내 계파 갈등으로 최악의 공천 파동을 겪은 새누리당이 참패를 당하면서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공천 실패에 대한 내부 비판과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더민주당의 경우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영남에서만 9석을 차지하고 서울 강남권에서도 선전하는 등 수도권 압승을 토대로 독자적인 개헌 저지선(100석)은 물론 당초 목표로 삼았던 102~107석을 훌쩍 넘기면서 지지기반을 대폭 확대하는 소득을 거둬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참패하고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에서도 국민의당에 추월당해 향후 야권 역학 관계에서 불리한 입지에 처하게 됐다.
이번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은 전남 순천의 이정현, 전북 전주을의 정운천 후보가 예상을 뒤엎고 당선됐으며, 더민주는 대구 수성갑의 김부겸 후보를 비롯해 부산에서 5명, 경남에서 3명 등 영남권에서 9명의 당선인을 배출하는 등 여야의 철옹성 같은 전통적인 텃밭이 무너지면서 지역구도가 상당부분 깨진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에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안형환 대변인은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국민은 엄청난 실망과 질책을 하고 있는데도 국민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고 말했다.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수도권 선거결과를 보면 새누리당 정권의 경제 실책이 얼마나 잘못됐는가를 국민이 표로 심판했다"면서 "내년 대선을 겨냥해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의 기치를 끌어가며 현 경제상황 극복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라면서 "우려했던 야권 분열에 따른 야권의 패배는 없었고, 오히려 2012년 총선·대선에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합리적 보수 유권자가 상당히 이탈해 우리를 지지했다"고 자평했다.
한편, 중앙선관위 잠정 집계 결과 이번 총선 투표율은 58.0%로, 19대 총선 당시의 54.2%보다 3.8%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역별로는 전남과 전북이 각각 63.7%, 62.9%로 1, 2위를 기록한 반면 대구가 54.8%로 가장 낮았고 부산이 55.4%로 그 뒤를 잇는 등 '서고동저(西高東低)' 현상이 두드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