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13가구가 입주한 위례신도시가 기반시설 부족으로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사진은 5일 위례그린파크 푸르지오 상가에 슈퍼나 약국 등 생활편의 시설은 찾아볼 수 없었다.(사진=유명환 기자)
입주 포기 사례 ‘급증’
매매값 2000~3000만원 하락
넘치는 전세물량…“외면”
지난 5일 CNB가 찾은 위례신도시는 곳곳에서 아파트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완료된 단지에선 이사업체 직원들이 짐을 꺼내 옮기는 작업이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었지만, 단지 내 상가는 공인중개사무소들만 빼곡히 차 있을 뿐 슈퍼나 약국같은 생활편의 시설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위례신도시는 4만 3580여 세대 규모로 지어지고 있으며, 대우건설, 대림건설, GS건설 등 11개 건설사가 참여해 첫 분양은 2013년부터 시작됐다. 순차적으로 엠코타운 폴로리체(A3-7블록), 위례힐스테이트(A2-12), 위례래미안(A2-15) 순으로 분양됐으며, 2017년 12월까지 총 73개 대단지로 조성될 예정이다.
현재 A3-7블록 엠코타운 폴로리체(970가구)를 시작으로 현재 위례힐스테이트(621가구), 위례래미안(410가구), 위례아이파크1차(400가구), 부영 사랑으로(1380가구), 그린파크 푸르지오(972가구), 에코앤 롯데캐슬(1673가구) 등 총 6713가구가 순차적으로 입주했다.
이렇게 대규모 입주가 시작됐지만, 생활기반시설은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지난해 말 입주한 아파트들은 신도시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쪽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외부의 상가에 접근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여러모로 문제가 심각하다.
'부영 사랑으로' 단지에 거주하고 있는 최낙연(43세) 씨는 “집 근처 상가에 작은 마트나 병원, 은행은 들어와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게 많아 차로 30분정도 걸리는 가든파이브 쪽으로 나가는 일이 많다”며 “특히 아이들이 아플 경우 응급조치를 취할 방법이 없어 난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위례 신도시 엠코타운 플로리체에서 버스를 타기 약 500~600m 떨어진 곳까지 걸어야 한다.사진 LH위례 24단지 앞 버스정류장 모습.(사진=유명환 기자)
일부 단지는 서울과 경기도 버스 7개 노선이 통과하지만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25~30분가량 정류장까지 걸어야 하는 불편을 감소해야 한다. 인근에 위례중앙역(위례신사선)이 들어설 예정(2021년)이지만 이제 막 공사가 시작되는 단계다.
주민 한민관(28세) 씨는 “단지와 버스 정류장까지 너무 멀 뿐만 아니라, 버스가 정차하는 곳이 몇 곳에 한정돼 있어 이를 이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버스 정류장과와 거리는 평균 600m내외지만 1㎞가 넘는 구간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입주를 포기하고 대신 전세로 돌리거나 아예 집을 매물로 내놓는 경우도 많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입주해봤자 불편하니 지금 살기보다 전세를 내주려는 이들이 많다”며 “전세 매물이 많이 나왔지만 세입자도 생활이 불편한 곳에서 살고 싶어 하지 않아 전세계약 체결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신도시 내 기반시설 부족과 교통 문제 등으로 입주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사진 A2-5블록 삼성래미안 공사 현장.(사진=유명환 기자)
분양권 호가도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8~9월 기준으로 ‘래미안 위례신도시(A2-5블록)’ 전용 101㎡ 기준 매매가는 로얄층 기준 7억원대 후반에서 최고 8억 4000만원 사이에 거래됐다.
그러나 올해 초에는 같은 기준으로 7억원 중반대로 매매가격이 떨어지더니 현재는 7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평균 6억 8000만원 선에서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위례힐스테이트(A2-12블록)’ 역시 전용 99㎡기준 매매가는 지난해 11월 8억 1000여 만원대로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7억원 중반대로 떨어졌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예전보다 프리미엄이 떨어졌다고 해도 여전히 수천만원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어있다”며 “집값이 하락해도 주택담보대출 규제 때문인지 선뜻 매수 의향을 내비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CNB=유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