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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칼럼] 모발의 고향 모낭, 사람의 고향 자궁

Dr. 홍의 무명초 이야기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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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복원기자 |  2016.04.05 11:20:55

심리학자가 실험했다. 유아에게 우유를 준다. 한 번은 기계의 차가운 조건 아래 맛있는 우유를 준비했다. 또 한 번은 인간의 체온이 느껴지는 따뜻한 조건 아래 평범한 우유를 준비했다. 대부분 유아는 맛에 앞서 따뜻한 품으로 향했다. 유아는 따뜻함 속에서 엄마를 느낀 것이다.

 

유아에게 엄마는 따뜻함이다. 태아는 양수 속에서 엄마를 만난다. 양수 덕분에 따뜻한 체온을 유지하고, 세균으로부터 방어되고, 외부 충격에서 보호된다. 태아가 유영하는 양수는 자궁에 있다.

 

여성의 아랫배 깊숙한 곳에 자리한 자궁은 태아를 보호하기에 적격이다. 태아는 10개월 동안 자궁에서 양수의 찰랑거림, 심장소리를 들으며 사람으로 태어난다. 그렇기에 사람의 고향은 자궁인 셈이다. 태아 시절의 안식처인 양수와 자궁은 사람에게 가장 평온함을 주는 안식처다. 자궁을 온몸으로 지켜낸 어머니는 영원한 행복의 다른 표현이다.

 

모발에 인격을 부여하면 모낭이 자궁이고, 어머니라고 할 수 있다. 머리카락은 모낭(follicle)에서 성장한다. 모낭은 머리카락의 집이다. 모발은 집인 모낭에서 성장과 퇴행을 반복한다. 싹이 터서 피부를 뚫고 나오고, 시간이 지나면 죽음도 맞는다.

 

자궁은 여러 아이를 키울 수 있다. 모낭도 머리카락이 5년 전후의 삶을 마치면 다른 모발을 키워낸다. 여성이 폐경 되면 자궁은 아이를 키울 능력이 없다. 모낭도 삶을 다하면 더 이상 모발을 키울 수 없다. 모낭은 여성 자궁과 역할이 흡사한 것이다.

 

탈모 상담 때 모낭을 자궁에 비유하곤 한다. 아무리 건강하고 예쁜 여성도 자궁을 들어내면 임신이 불가능하다. 역으로 나이가 많아도 생리적 기능이 왕성하고 자궁이 튼튼하면 임신이 가능하다.

 

머리카락도 똑같다. 대머리로 10, 20년을 살았어도 모낭이 튼실하면 머리카락을 키워낼 수 있다. 탈모치료를 한 상당수 중노년은 모발이 무성하게 회복된다. 모낭이 젊은이 못지 않게 건강한 덕분이다.

 

반대로 20, 30대 젊은이라도 모낭이 사라졌으면 모발을 재생시킬 수 없다. 물론 탈모인의 모낭 건강도는 대략 나이와 탈모 기간과 비례한다. 그런데 요즘의 중년인 젊은 오빠들은 대부분 모낭이 튼튼하다. 치료 효과가 높다는 의미다.

 

글쓴이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의학 칼럼리스트로 건강 상식을 이웃집 아저씨 같은 살가움과 정겨움이 넘치는 글로 소개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저서로 탈모 14번이면 치료된다’ ‘진시황도 웃게 할 100세 건강비법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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