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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공지능은 위험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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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16.03.22 11:38:48

▲은하계 모든 생명체의 절멸을 노리는 초거대 반유기체 ‘리퍼(우측)’와의 사투를 벌이는 셰퍼드 소령의 활약을 그린 바이오웨어 사의 코스믹 호러 액션 게임 ‘매스 이펙트’ 시리즈의 한 장면. (사진=바이오웨어)

“모든 유기생명체의 문명이 일정 발전단계에 이르면, 필연적으로 진보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탑재한 무기체들을 만들게 된다. 이후 양자간의 대결이 본격화하면 결국 무기체들이 유기생명체들을 멸망시키고 승리한다.”

유명한 코스믹 호러 액션 게임 ‘매스 이펙트(Mass Effect)’ 시리즈의 주요 설정 중 하나다. 

과거 은하계의 무수히 많은 문명이 이같은 이유로 멸망했고, 예견된 종말을 피하기 위해 한 위대한 외계문명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지능(AI)은 수만 번의 시뮬레이션 끝에 결국 자신의 창조자들인 해당 문명의 유기생명체들을 모두 죽여 ‘리퍼(Reaper)’라는 악마적인 초거대 유·무기 합성체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다소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이는 '터미네이터', '매트릭스' 등 수많은 SF 영화에서 반복 등장한 전형적인 클리셰다. 문제는 게임과 영화, 소설 등 수많은 SF 창작물에서 반복된 이 불길한 예언이 실제로 성취될 가능성이 의외로 낮지 않다는 것.

빌 게이츠, 스티븐 호킹, 엘런 머스크 등 쟁쟁한 명사들이 ‘자아를 가진 인공지능’ 소위 ‘강 인공지능(Strong AI)’의 등장이 인류의 멸망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를 잇달아 날리고 있는 것도 이같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강 인공지능’의 개발이 극단적으로 어려워 현 시점에는 개발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 아직 과학자들은 자아의 생성 원리, 감정과 이성의 관계, 지능의 본질 등 두뇌의 작동 원리와 여러 수수께끼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로 위세를 떨친 구글 딥마인드(Deepmind)의 ‘알파고(Alpha Go)’나 퀴즈대결에서 인간들을 꺽은 후 지금은 의료계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는 IBM의 ‘왓슨(Watson)’같은 ‘약 인공지능(Weak AI)’의 경우 그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다.

자아가 없고, 명령받은 작업만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목적지향적 기술이기 때문에 인류가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는 것. 

하지만, 이는 ‘강 인공지능’에 비해 위험도에 낮다는 것이지, 우리 문명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일단 가장 급박한 위협은 ‘실업자의 급증’이다.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 공개된 ‘미래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3D프린팅, 나노기술, 인공지능, 로봇학, 유전자학, 생명과학 등이 결합된 4차 산업혁명은 향후 5년간 200만 개의 일자리를 양산하겠지만, 700만 개의 일자리를 없앨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다는 것.

과거 자동차가 등장했을 때는 마부들의 일자리를 자동차 운전기사, 수리기사들로 대체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자율주행차의 시대에는 택시·버스기사, 화물차 운전자, 대리기사 등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은 사람이 아닌 기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고학력자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보고서 작성, 회계 등 재무관리 업무, 기사 작성 등 두뇌노동은 물론, 문학과 음악, 미술 등 예술 영역에서까지 인공지능은 충분히 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물론, ‘약 인공지능’이 보다 고차원적인 두뇌 활동에 아직은 약점을 보이기 때문에, 창의적 아이디어가 필요한 여러 직업들은 좀더 오랜 기간 살아남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현존하는 직업의 대부분은 인공지능과의 경쟁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이같은 비관적 예견을 듣다보면, 인공지능의 발전이 초래하는 파국을 막기 위해 과학계의 인공지능 연구를 하루빨리 금지시켜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낙관론자들은 여전히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유용한 미래를 만들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과거 자동차, 컴퓨터의 탄생이 이전 패러다임의 몰락을 초래했지만, 반대로 새로운 산업을 부흥시키며 엄청나게 많은 규모의 일자리를 새롭게 만들어낸 사례처럼, 인공지능의 발전 역시 비슷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

대표적인 낙관론자는 미국의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다. 그는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라는 저서에서 2045년까지 인간과 유사한 능력의 ‘강 인공지능’이 탄생할 것으로 예견했다.

하지만, 그는 인간과 인공지능 어느 한 쪽의 우위·몰락이 아닌 양자의 융합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두뇌가 자연스럽게 하나가 된다는 것. 나노봇을 두뇌에 주입함으로써 평범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에 근접한 지능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주장이다.

“인간은 점점 기계처럼 변하고, 기계는 점점 인간처럼 바뀔 것이다.”

문제는 과연 그같은 미래가 인류의 이상일 수 있겠냐는 것. 어쨌든 향후 30년 정도 지나면 인류와 인공지능이 만들어 갈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대략의 윤곽 정도는 잡힐 것 같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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