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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철강업 대규모 구조조정…약될까 독될까

국내기업 반사이익…‘반짝 특수’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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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유명환기자 |  2016.03.14 10:06:40

▲중국의 철강업체가 공급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이 잇따라 철강제품 가격을 올렸다. 사진은 용광로에서 출선(出銑) 작업을 하는 포스코 근로자들. (사진=포스코)

중국이 자국 내 철강제품 가격을 올리고 좀비 철강기업을 퇴출시키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중국산 제품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는 가격인상 등을 통해 ‘반짝 특수’에 나선 상태다. (CNB=유명환 기자)

중국 정부, 철강설비 팔고 줄이고
국내업계 철강가격 상승 ‘청신호’
반사이익 솔솔, 앞날 예측불허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달 열연 내수 판매가격을 톤당 2~3만원 추가 인상했다. 포스코의 연간 열연 내수 판매량은 400만톤 규모로, 톤당 2~3만원 인상시 추가적으로 800억~1200억원의 매출이 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가 가격을 인상함에 따라 현대제철, 동부제철 등 다른 철강업체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현대제철은 3월 출하물량에 대해 톤당 1만~2만원의 열연 출고가 인상을 결정했다. 동국제강과 동부제철 역시 2월 출하 분부터 냉연제품 가격을 각각 톤당 2만원, 3만원 인상했다.

이처럼 국내 철강업체가 앞다퉈 제품가격 인상에 나선 이유는 지난해 말부터 철강재 국제가격이 오름세를 보여 온 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철강업체들이 자국 내 철강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고, 중국정부가 철강업계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중국내 철강생산이 크게 줄 것으로 예산되는 점도 가격인상을 서두르게 만들었다.

그동안 국내 철강업체들은 공급 과잉된 중국산 철강재로 골머리를 앓았다. 공급이 과잉되자 철강재 단가가 하락했고 마진이 줄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58조원의 매출과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연결기준으로는 960억 원의 당기순손실로 창사 이례 첫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역시 철강재 판매값 하락 등으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9.7%, 5.5% 감소했다.

▲리커창 총리가 1월 상무회의에서 철강산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사진은 지난해 리커창 중국 총리가 한국을 방문할 당시 모습.(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지난 1월 철강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는 2020년까지 1억~1억5000만톤의 철강설비를 감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기업 신규 생산능력을 엄격히 통제하고 노후 생산능력을 단호히 도태시키면서 과잉생산 문제를 점진적으로 해소할 것”이라며 “합병과 재편성 또는 파산이나 청산 등 조치를 취해 좀비기업을 퇴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정부의 철강설비 감축은 생산량 저하로 이어지게 되고, 상대적으로 우리 기업들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CNB와의 통화에서 “해외 신규 라인 가동을 통해 국내외의 철강 수요에 발 빠르게 대처할 방침”이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철강업체들이 자국 내 철강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 구조조정 분위기를 타고 보신강철, 무한강철 등 중국 고로업체들은 최근 2달 동안 내수 판매가격을 톤당 150~200위안(2만 7000원~3만 6000원) 인상했다.

이는 국내 철강기업들의 가격인상으로 이어지며 실적개선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영환 현대제철 영업본부 부사장은 최근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중국 정부가 공급 과잉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중국 내 철강 가격이 오르고 있다. 냉연제품 가격이 지난해 말 이후 30% 올랐고 후판과 열연강판도 올랐다”며 “중국 내수 가격이 개선되고 있다는 건 고무적”이라 평가했다.

박종국 키움증권 연구원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중국 내 구조조정 기대감이 국내 철강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으며, 주가 상승으로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포스코,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기업들의 주가가 지난 1월 이후 현재까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국의 철강산업이 지난해 생산과잉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중국정부의 철강 구조조정이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 기업에 독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3월 철강 산업 조정정책과 철강 공업발전전환 행동계획 등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조강생산 상위 10개사의 산업집중도를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3~5개의 철강사로 재편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기존에 우후죽순으로 널린 철강사를 대폭 줄이는 반면 경쟁력 있는 철강사는 글로벌 규모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몇 년 간은 중국내 철강 생산이 줄면서 우리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보겠지만 중국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는 2020년 이후에는 다시 우리기업들이 고전할 수 있다. 우리도 선제적인 자구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CNB=유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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