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3.11 12:16:01
이어 안 대표는 “(늘) 하던대로 하면 만년 야당 2등에서 벗어날 수 없다. 가던 길만 가면 오늘의 문제도, 우리 아이들 미래도 책임질 수 없다.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허허벌판에 칼바람이 불어도 한발씩 힘내서 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안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9일 야권연대를 거부하면 탈당과 분당을 불사하겠다고 한 천정배 공동대표의 '최후 통첩'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국민의당의 내홍이 깊어지는 것은 물론 수도권 연대를 주장하는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과의 선긋기도 의미해 정치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안·천 공동대표와 김 위원장은 전날(10일) 저녁 비공개 회동을 통해 이를 논의했다. 천 대표는 안 대표가 11일까지 야권연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거듭 요구했으며, 천-김 사람은 이날 회의에 불참하며 '당무 거부'에 들어갔다.
그렇지만 안 대표는 "우리는 과거를 넘어 미래로 가는 다리가 될 것이다. 오직 우리 국민의당이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적당히 낡은 정치, 옛날 방식에 타협할 수 없는 이유, 굴복할 수 없는 이유"라며 사실상 야권연대를 거부했다.
그리고 안 대표는 "뒤를 보고 걸으면 똑바로 갈 수도 없고 빨리 갈 수도 없고 멀리 갈 수도 없다"며 "이제는 익숙한 낡은 것과 이별할 때이다. 낯선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할 때"라며 우회적으로 평소 자신이 주장해온 '독자 노선'을 강조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만일 국민과의 약속, 창당 명분과 목표를 버린다면 이건 국민의당이 아니라 국민을 기만하는 정당"이라며 "야당을 평생 직업으로 생각하는 야당과의 연대는 결국 패배와 정치적 퇴행만을 자초한다"고 거들었다.
김성식 최고위원 역시 "최근 김종인 대표도 선거구 나눠먹기 방식의 후보연대를 하지 않겠다고 얘기했다. 이게 현실적이지도 않고 우리 국민의당이 바라는 길도 아니지 않냐"라면서 "새누리당의 압승도 저지하면서 정치판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명을 할 수 있다는 사명감으로 다같이 나아가야 한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김한길계' 주승용 원내대표는 "야권을 향한 호남민심은, 제1야당에 대한 실망에 따라 대안야당으로 국민의당을 지지하지만, 어부지리로 인한 새누리당의 총선승리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그런 이유로 야권의 선거구도에 대해 호남은 치열하게 긴장하고 비호남권은 일부 지역에 대한 연대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라고 맞받았다.
또한 주 원내대표는 "호남 민심이 이런 데다 현재 새누리당의 내부에 증폭되는 공천갈등으로 잘만 하면 총선 승리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데도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다가 오히려 호남 민심이 우리 당을 외면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천 대표가 이끈 전 국민회의 시당 위원장 출신인 국민의당 김영집 광주시당 공동위원장이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당 공천심사에서 국민회의계 후보에 대한 '표적 제거'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한편 박지원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 인터뷰에서 야권 연대에 대해 “저는 그렇다. 승리를 위해 선거를 하는 거니까”라며 “필요성이 있으면 하면 좋다. 승리를 위해서”라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박 의원은 천 대표와 김 선대위원장의 당무 거부로 분당이 가시화되고 있는 데 대해서는 “당을 한 지 며칠 됐다고 벌써 쪼개지고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당혹감을 나타내면서 "탈당 전문가들도 아니고 창당 전문가들도 아닌데 그러한 것은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지금 야권 통합이나 연대 단일화를 반대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금 현재 33일 남은 선거를 앞두고 당 대 당 통합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가 탈당하고 창당한 그 원인이 만약 제거된다고 하면 언론 기관 같은 곳에서 여론조사를 해서 후보의 우열이 나오면 당 대 당으로 후보를 조정할 수 있지 않겠느냐. 즉 단일화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렇게는 보고 있다”며 거듭 야권 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안 공동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한 데 대해서도 "당연히 만나서 얘기해보면 좋다"면서 "두 분이 직접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하다보면 가능할 수도 있고 또 시간이 없기 때문에 연대 같은 문제는 직접 타결도 될 수 있고 그러지 않겠어요"라며 안 대표에게 회동에 응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