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두 사람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대표의 제안으로 야기된 야권통합 문제를 두고 갈등을 벌이는 현재의 상황은 주제가 주제인 만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야권통합 문제를 놓고 벌이는 안 대표와 김 위원장 간의 갈등이 커지면서 야권통합을 둘러싼 논의가 결국은 두 사람이 각자의 길을 걷게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 당 창당 초기인 만큼 이런 분석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천정배 공동대표가 “지도부가 공동목표를 갖고 있다”며 진화를 시도했지만 여전히 통합이나 선거연대에 대한 ‘트로이카’의 견해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천 대표는 “통합 불가 입장을 (당론으로) 정했고, 저와 김 선대위원장 모두 통합을 해야 한다고는 말하지 않았다”며 “통합이 아닌 연대에 대해서는 여당의 압승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으나 내부적으로는 통합론이나 수도권 연대에 대해 여전히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김 선대위원장은 “(제 생각은) 어제 다 말씀 드렸다.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 정치상황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것이다”면서 ‘통합불가론’을 고수하는 안 대표의 주장과 달리 통합적 국민저항체계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반면 안 대표는 ‘통합·연대 불가’ 원칙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천 공동대표나 김 선대위원장과 별도 접촉 없이 노원구에서 출마선언을 했으며, 김 선대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중앙정치에 대해서는 내일 말씀 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또한 이상돈 선대위원장은 SBS라디오에서 “지역구별 전략적 선택(연대)은 가능하고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박주선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야권연대는 필요가 없다”고 하는 등 구성원간 인식차가 드러나는 등 지도부 충돌의 여진이 계속되면서 당내에서는 당원들의 사기가 지나치게 저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다 안 대표로서는 내심 합류를 기대했던 더민주에서 1차 컷오프에 걸려 공천을 못받은 송호창 의원이 8일 기자회견을 열어 더민주 잔류에 쐐기를 박으면서, 국민의당으로는 교섭단체 구성을 눈앞에 두고 1석이 부족해 제동이 걸리는 등 악재가 겹치는 상황이다.
특히 ‘야권의 단합과 총선승리를 위한 수도권연대’를 이끌고 있는 원로 한완상 전 부총리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가슴아픈 판단”이라고 말하면서 안 대표를 겨냥해 “1970년대 소위 중도통합론을 주장하며 유신체제에 사실상 찬성하는 야당이 있었다. 국민들은 그들을 ‘사쿠라’라고 했다”며 “우리나라가 이렇게 된 것도 야당 내에서 ‘사쿠라’들이 선거에서 여당을 도와줬기 때문인데, (안 대표가) 젊어서 모른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한 전 부총리는 사회자가 “국민이 그들을 안좋은 시선으로 봤다”고 하자 “(그러다 보니) 국민의당 안에서도 과거 역사를 알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회한을 이해하는 천 대표나 김 선대위원장은 생각이 다르지 않나”라고 말하면서 안 대표가 “광야에서 죽어도 좋다”고 말한 것에 대해 “야심을 훌훌 털어내는 것이 광야의 힘인데, 넉넉한 가정에서 살아서 잘 모를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