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3.08 14:46:34
한 전 부총리는 "지금 만약 여당 하나에 다수 야당 이런 구도로 가면 필패"라면서 "민주주의를 소진시키는 게 아니고 소멸시켜 버릴 세력이 다시 집권할 거다. 우리 앞날이 캄캄하다"라며 현 상황에 대한 극도의 위기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한 전 부총리는 "제가 안철수 대표한테 3년 전에 '당신은 빛을 스스로 발하는 발광체가 아니고 반사체다. 국민의 여망을 반사하는 동안은 빛날 것이다. 그러니까 발광체라고 착각하지 말라, 반사체다', 이렇게 내가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고 안 대표를 거듭 꾸짖었다.
그리고 한 전 부총리는 "(여당이 승리할 경우) 개헌 저지선 정도만이 아니고 국회선진화법은 날아가는 거고. 그럼 의회독재가 되는 것이고 개헌선 확보하면, 사실 그들은 일본의 자민당식 영구집권을 늘 부러워 했다. 자민당식 영구집권으로 갈 그런 개연성을, 굉장히 우리 민주화를 위해서 몸으로 싸웠던 사람들은 느낀다. 가슴으로 느낀다, 머리로 느끼는 게 아니고"라며 일본 자민당식 일당독재를 우려했다.
한 전 부총리는 안 대표가 양당 구도 타파를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지금 양당 구도가 있기 때문에 역사가 지난 3년간 후퇴한 게 아니다. 양당 구도를 깨는 것이 국민의 갈망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반박한 뒤,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 위기는 양당이 있기 때문이 아니다. 영구집권을 꾀하는 집권당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거다. 그러니까 타깃을 잘못 본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리고 한 전 부총리는 안 대표가 '3자구도로 가도 국민이 새누리당 개헌선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그건 최근의 역사를 전혀 모르는 데서 나오는 이야기"라며 "1987년 때 말이죠. 두 김씨가 합치치 못해서 다시 군사정부를 연장시켰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한 전 부총리는 "기가 막힌 판단이다.. 가슴 아픈 판단이다. 젊어서 그런가?"라고 개탄하며, “지금 국민의당 안에서도 과거 역사를 알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회한을 이해하는 천정배 의원이나 김한길 의원 같은 사람들은 생각이 다르잖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 전 부총리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대단하신 분인데 그분도 자기 스스로 일생에 가장 큰 실수가 그거였다고 그랬다. 왜 그런 이야기를 참고하지 않고, 자기가 나와도 이길 것이다? 이건 정말 생각이 짧은 사람의 판단 같다"며 "(그 결과는) 일생일대 개인의 실수가 아니고 역사의 후퇴"라고 거듭 안 대표의 단견을 질타했다.
한 전 부총리는 국민의당에 대해서는 “1970년대에 소위 야당 안에 유신체제 안에 중도통합론이라는 유신체제를 찬성하는 야당 세력이 있었다. 그 사람들을 당시 국민들이 벚꽃세력(사쿠라)이라고 했다”고 말하는 등 ‘사쿠라’라는 비유까지 사용하며 연대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 전 부총리는 향후 야권연대와 관련해선 "김종인 씨가 말하는 그 방향은 옳은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나. 우리 나이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이 그게 현실적으로 되면 좋은데 안 되는 경우에는 정책 협의를 한다든지, 혹은 수도권에 있어서 한 1%, 3%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그런 쪽에서는 후보 자신들이 아주 갈망할 거다, 후보 단일화를"이라며 최소한 수도권 연대라도 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한 전 부총리를 비롯한 함세웅 민주주의국민행동 상임대표, 최병일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 정세일 인천시민의힘 운영위원장 등 재야 원로인사들은 ‘야권의 단합과 2016 총선승리를 위한 수도권연대' 발족 기자회견을 하면서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이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