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1.26 15:34:17
특히 김 위원장은 ‘엄정 조치’를 주문한 직후 문 대표 최측근인 노영민 의원을 비롯한 범친노 중진인 신기남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 중징계가 내려지자 “인적쇄신의 신호탄이 아니냐”며 현역 물갈이의 공포감이 엄습하는 분위기다. 위기의 당을 살릴 ‘노장 구원투수’로 긴급투입된 뒤 초반부터 ‘강한 카리스마’로 장악력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당 회의에 참석한 첫 일성으로 “단독 선대위원장으로 한다는 전제 하에서 수락했다”고 말하는 등 처음부터 돌직구형 화법을 쏟아냈으다. 심지어 국보위 전력이 불거졌을 때에도 “지금까지 국보위뿐 아니라 어떤 결정을 해서 참여한 일에 대해 스스로 후회한 적이 없다”며 정공법으로 맞서기도 했다.
더구나 지난 22일 선대위 인선과 관련해서도 언론 발표를 보고서야 자신의 이름이 명단에 최종 올랐다는 걸 알았다는 선대위원들도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은 주변 사람들과 세세히 상의하기보다는 혼자서 결정하는 ‘깜깜이 스타일’로도 알려져 있다.
실제로 김 위원장 스스로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이래저래 여러가지 얘기가 많은데 누구의 얘기도 듣지 않았다”며 “나름대로 일주일여 동안 (당내 인사들의 성향 등에 대해) 다 분석을 해보고 샅샅이 살펴봤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문 대표 등 현 지도부 사퇴 후 총선지도부가 될 비대위 출범을 하루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김 위원장은 기자들이 비대위원 인선 상황에 대해 질문하자 “내일 발표할 건데 뭐…”라고만 답변했을 뿐 명단은 역시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이처럼 소신이 강한 김 위원장이 향후 당 운영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질 경우 자칫 “이런 식으로 하면 짐싼다”고 나설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당내 인사들 사이에서 농반진반으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노·신 의원에 대한 중징계를 계기로 공천 과정에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고강도 ‘현역 물갈이’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당내 시선은 공천 문제로 향하고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의 ‘하위 20% 물갈이’ 작업과 관련해서도 “내가 보기에는 남은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원칙론을 강조하면서 처음으로 ‘현재 의석수 이상 확보’를 총선 승패 분기점으로 제시했다. 또한 문 대표를 향해서도 “현재보다 한 석이라도 많이 얻어야 책임론을 피할 것”이라고 직언했다.
이에 한 초선 의원은 “김 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로 미뤄 어떤 방향으로 튈지 짐작하기가 어려워 의원들의 불안감이 더 크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재선 의원은 “김 위원장이 당내 사정과 의원들에 대해 비교적 소상히 파악하고 있다는 점도 긴장도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또 다른 당내 인사는 “의원들 사이에서 벌써 김 위원장에게 찍히지 않기 위해 눈치를 보며 노심초사한다는 말이 심심찮게 돌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노·신 의원 징계가 좀 과한 것 아니냐”라는 볼멘소리도 새어나오고 있다.
이에 한 초선 의원은 “지금은 워낙 비상상황인 데다 단합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김 위원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토대로 안정감을 찾는 게 급선무”라면서도 “자칫 독불장군식의 독단적 결정으로 부작용을 낳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