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1.20 14:13:20
안 의원의 이 같은 비난은 ‘김종인 영입’ 당일인 14일에 이어, 전날인 18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도 “야권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려는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고 경쟁관계에 있는 것이 참 바람직하다”며 더민주의 ‘김종인 선대위원장 카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던 입장을 하루 만에 뒤집은 것이다.
안 의원은 이날 메시지에서 “노 대통령은 원칙 있는 승리가 어려우면 원칙 있는 패배가 낫다고 하셨는데, 김종인 위원장의 영입은 원칙 없는 승리라도 하겠다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의 후계자라는 분들이 그런 선택을 하다니,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김 위원장 영입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식”이라고 몰아세웠다.
이어 국민의당 최원식 창준위 대변인은 후속 브리핑을 통해 "광주학살로 구성된 국보위에 참여해 국회의원을 했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앞장선 분을 선대위원장으로 당의 얼굴에 모신 것이 원칙인가"라고 가세했다.
안 의원의 메시지는, 과거 군부정권에 협력했던 김 위원장의 이력이 더민주와 문 대표가 표방하는 가치·정체성과 모순된다는 점을 부각시켜,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국부’ 망언이 겹치면서 국민의당 정체성 논란과 더불어 지지율이 급락하자 이미 잘 알려진 김 위원장의 ‘국보위 전력'에다가 '노무현 탄핵 주역'이라는 새로운 팩트를 개발(?)해 차갑게 식어가는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역공에 나선 모양새였다.
그러나 이날 저녁 JTBC ‘뉴스룸’은 “김종인 위원장이 '노무현 탄핵 주역'이라는 안철수 의원의 주장은 곧 허구로 드러나 도리어 국민의당에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JTBC는 "노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책임을 김 위원장에게 묻는 건 국민의당으로선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면서 "당장 윤여준 공동위원장은 당시 한나라당 의원으로 탄액안에 찬성했다. 또 부위원장인 김영환 의원은 탄핵안 발의 당시 이에 찬성한 새천년민주당의 대변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JTBC는 "반면 김종인 위원장은 당시 현역 의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표결엔 참여하지 않았고 그 후 입당했다"면서 "이 때문에 일각에선 당내 메시지가 제대로 조율되지 못한 채 나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허위 공세를 편 안 의원을 비난했다.
그리고 JTBC는 김 위원장의 '국보위 전력'을 문제 삼은 대목에서도 “광주학살을 한 전두환을 도운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광주 민심을 되돌리려 하고 있으나, 국민의당 윤여준 창당준비위원장이 당시 전두환의 대통령 공보비서를 했다는 사실은 쉬쉬하고 있다”며 “국민의당 논법대로라면 윤여준 위원장을 당장 쫓아내야 마땅하나, 지금 안 의원 등 국민의당은 윤 위원장이 하루 빨리 당에 나와주기를 갈망하고 있다”며 자충수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국보위에 경제 전문위원으로 참여한 김 위원장이 전두환 정권시절이던 1987년에는 개헌특위 경제분과위원장을 맡아 그 유명한 경제민주화 조항, '119조 2항'을 집어넣었다는 대목도 국민의당은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안 의원이 김 위원장 영입을 "노무현 대통령께서 살아계셨다면 절대 동의하시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한 대목도 “노무현 대통령은 당선 직후 경제팀을 꾸릴 때 정운찬 당시 서울대 교수 소개로 김종인 전 경제수석을 효자동 밥집에서 셋이서 두차례 만나 김 전 수석을 초대 경제부총리로 사실상 내정했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재계가 강력 반발하며 전방위 저지 로비를 펴면서 막판에 김진표 경제부총리로 바뀌었고, 그후 김진표 경제팀이 부동산 경기 부양에 올인하면서 노 대통령 지지층의 이반 등을 초래했다”며 사실과 다르다고 거듭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