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외 건설경기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국내 건설업계 대표들은 ‘위기·생존·다각화’ 등 다양한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사진은 국내 아파트 모습.(사진=CNB포토뱅크)
건설업계, 국내외 트리플 악재 직면
외형 성장보다 내실 다지기 ‘한목소리’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한 돌파구 모색
새해들어 대형 건설사 대표들은 하나같이 외형 성장보단 내실 경영에 초점을 맞춘다는 내용의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사진=현대건설)
정 사장은 “해외시장은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다 저유가 불안이 가세해 건설 수주환경이 더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라며 최근 녹록치 않은 시장 상황을 피력했다.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사진=대우건설)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도 “건설 분야는 저유가 장기화로 인해 산유국 발주 감소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 건설시장 역시 주택공급과잉,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올해는 경영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돼 미래를 준비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건설업계가 이처럼 위기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나라 안팎의 상황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 산유국들이 ‘오일머니’ 감소와 잦은 내전 등으로 건설 발주를 대폭 줄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올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건설 수주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해외건설협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315억 3000만 달러로 2014년(489억 2000만 달러)에 비해 35.5% 감소했다. 500억 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9년(491억 4800만 달러) 이후 처음이다.
국내 상황도 녹록치 않다. 최근 단행된 미국의 금리인상이 국내 금리에도 영향을 끼치면서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가계부채가 1200조원을 넘어서면서 금융당국은 부동산 담보대출 기준을 강화하는 등 규제에 나섰다.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사진=삼성물산)
이처럼 국내외적인 위협요소가 산재한 상황이라 건설사들은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우선시하고,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최치훈 사장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전문기술(Expertise)과 실행(Execute), 확장(Expand)으로 이어지는 3E 사이클(Cycle)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박영식 사장은 체질개선을 위한 ‘혁신’을 지난해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지만 올해는 내적 성장을 강조했다.
박 사장은 “올해 경영 화두는 내실 강화와 실리추구, 주의환기, 역량 함양을 의미하는 ‘내실주력’으로 정해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흔들림 없이 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사진=대림건설)
현대건설과 GS, 대림산업 삼성물산 등은 ‘미래 먹거리’ 창출 측면에서 단순 EPC(설계-구매-시공) 수주에서 벗어나 기획제안형·투자개발형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직원들이 참여하는 제안형 사업 발굴과 투자 개발형 사업 진출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정수현 사장은 “기획제안형 사업 발굴과 투자개발형 사업에 적극 진출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며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최후의 무기는 기술 역량 강화”라고 말했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도 플랜트 사업 정상화, 리스크 관리, 해외 신시장 성과 등을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발전, 유화를 포함한 모든 사업부문 간 협업체계 구축과 전문역량 확보를 통해 주요 대상국가별 Country Marketing을 적극 추진하고, 철저한 시장분석 기능을 강화하여 사업개발 기회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병용 GS건설 사장.(사진=GS건설)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향후 건설업이 고난이도의 EPC 사업, 대규모 EPC 사업, 투자형 사업, 서비스 산업으로 주류의 흐름이 옮겨가고, 이에 따라 회사의 비즈니스 구도도 사업파트너와의 네트워크 구축, 전략영업, 기술개발 등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질 것”이라며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역량을 기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검찰조사와 공정위 과징금 부과 등으로 내홍을 겪은 포스코건설은 투명 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황태현 사장은 “투명경영을 강화하고, 비윤리 요소를 원천 차단하겠다”며 지난해 검찰 수사 등으로 도덕성에 타격을 입은 포스코건설의 이미지 회복을 주요 과제로 정했다.
(CNB=유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