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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끝내 결별?…안, 탈당땐 비주류 연쇄 탈당

안 "더 이상 얘기 안해" 최후 통첩…문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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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15.12.07 13:40:47

▲국회에서 열린 회의를 마친 뒤 각자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사진 연합뉴스)

내년 총선 지도체제 문제를 놓고 핑퐁게임을 벌여온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내홍 돌파를 위한 교집합을 찾기보다는 갈등의 골만 점점 깊게 만들면서 사실상 결별의 수순을 밟고 있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정치권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안 전 대표가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대표를 향해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며 "그 각오와 결기로, 전당대회에서 국민과 당원께 재신임을 묻겠다는 선택은 왜 하지 못하는가"라며 '혁신 전당대회 수용'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어 안 전 대표는 "국정교과서 강행에도 불구하고 10.28 재보궐선거는 22:2로 참패했다"면서 "이제는 국민과 당원의 감동을 이끌어내는 파격이나 획기적인 이벤트가 없는 한,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승리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안 전 대표는 문 대표를 향해 "저와 함께 우리 당을 바꿔 나갈 생각이 없다면 분명히 말씀해주라"며 "이제 더 이상 어떤 제안도 요구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모종의 결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에 문 대표는 6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故) 고정희 시인의 시 '상한 영혼을 위하여'를 올리며 복잡한 심경을 피력했다.

문 대표가 올린 이 시는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 뿌리 깊으면야 /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로 시작된다. 이어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잎이라도 /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디든 못 가랴 /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라고 이어진다.

또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로 마무리된다.

이를 두고 문 대표가 안 전 대표 등 비주류의 압박을 받으며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은 뚜벅뚜벅 가던 길을 가겠다는 뜻을 피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실제 문 대표 주변에서는 당초 이날 중으로 입장을 낼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으나, 문 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시간을 더 주셔야죠"라면서 "오늘은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입을 닫았다.

그동안 지난달 18일 문 대표가 광주 조선대 강연에서 현재 '단일지도체제'를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체제'로 변경해 힘을 합칠 것을 제안했지만 안 전 대표가 거부하는 대신 지난달 29일 문·안이 모두 출마하는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자고 역제안 했고, 문 대표는 지난 3일 "전당대회는 해법이 안 된다"며 거부의 뜻을 밝혔다.

그러자 문 대표는 지난 4일 안 전 대표의 10대 혁신안을 수용하겠다며 손길을 내밀었지만, 이날 안 전 대표는 "이제는 이것만으로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지적하면서 문 대표에게 혁신전대를 수용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특히 안 전 대표는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문 대표가 자신이 요구하고 있는 '혁신 전당대회'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탈당할 수 있다는 여지까지 둬 이대로라면 총선을 앞둔 야권의 분열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최종 선택만 남은 상황이 된 문 대표는 "시간을 더 주셔야죠", "오늘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문 대표 주변에서는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며 혁신전대 수용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전하고 있다.

안 전 대표 측 역시 "가능한 선택지는 탈당과 백의종군인데, 백의종군 가능성은 희박하지 않겠느냐"며 탈당에 무게를 실은 발언까지 나오는 등 두 사람의 갈등은 표면적으로 당 혁신 방법의 시각차에서 나온 것이지만 근원적으로 잠재적 대권경쟁자라는 위치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해 좀처럼 타협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주류·비주류 모두 안 전 대표의 이날 회견은 혁신전대가 무산되면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안 전 대표의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특히, 주류 측에서는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안 전 대표의 배수진에 대해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설마 탈당까지 하겠느냐는 반응도 나온다.

주류의 한 의원은 "혁신전대가 방법이 아니라는 데 다수가 뜻을 같이 하는 것 아니냐"며 "혁신전대는 물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받아들이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비주류는 문 대표가 혁신전대를 수용하는 것만이 당을 분열에서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문 대표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면서 7일 오찬 회동을 하고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측 핵심인 문병호 의원은 "혁신전대마저 거부되면 안 전 대표는 당에서 설 자리가 없어진다"며 "현재 시스템으로 가는 것은 당의 총선필패, 죽는 길인데 그냥 따라갈 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주류와 비주류의 중재역을 자임해온 중간지대인 통합행동의 한 의원은 7일 오전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여러차례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를 만나 수차례 중재안을 냈으나 결국은 물거품이 된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안 전 대표로서는 당에 희망이 없으니 갈라서자는 심정인 것으로 전해져 더 이상 뭘 해볼지 감이 잘 안온다"고 말하는 등 아예 손을 놓은 모습이 역력했다.

안 전 대표가 탈당한다면 비주류의 연쇄탈당을 촉발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 만약 무소속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 당밖의 신당파와 합종연횡이 이뤄지면서 총선을 앞둔 야권의 분열과 이합집산이 복잡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비주류의 한 의원은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의 요구를) 끝내 거부한다면 안 전 대표는 탈당의 길밖에 없다"며 "안 전 대표가 (탈당해서) 기치를 들면 국회 교섭단체(현역의원 20명 이상) 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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