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5.11.27 09:41:10
강원발전연구원은 공간적 측면에서 대학이 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캠퍼스의 산업단지화와 산단 캠퍼스'를 주제로 정책메모 513호를 발간했다.
대학이 인재양성을 넘어 학교 창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 학교나 인근의 부지와 시설을 활용해 창업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기업 중심의 산업단지제도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산학이 협력하는 장이 마련되고 있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산학협력의 성공적인 사례는 모두 대학의 혁신성과 개방성, 여기에 산학 간에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네트워킹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학 자체의 생존이 아니라 지역과 상생한다는 인식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과거 산학 간 신뢰 부족으로 '産과 學이' 협력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주력산업의 수출 감소, 청년실업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들이 앞장서고 있다.
최근 서울대학교가 신공학관을 기업에게 전면 개방한 것은 대학이 폐쇄성을 던져 버리고 문을 활짝 열었다는 면에서 상징성이 크다.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도 좋은 사례다. 1979년 조성된 한양대 반월 분교는 지난 2009년 캠퍼스 이름을 ERICA로 변경하고 국내 대학 최초로 대학부지 내에 교육, 연구, 산업 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민간주도형 클러스터로 변신했다.
캠퍼스 부지의 1/4을 클러스터 존으로 설정하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경기테크노파크, LG 이노텍, AT solutions 등 부품소재 관련 기업 및 연구소를 집적화했다.
이러한 인프라 구축과 함께 기업맞춤형 교육, 현장실습교육, 창업프로그램 등 내실화로 산학연이 아니라 學硏産 클러스터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MIT의 Media Lab과 Cambridge Innovation Center(CIC) 역시 선진적인 사례 중 하나다.
MIT 대학 내에 소재하는 미디어 랩(IT융합연구소)은 1985년에 설립됐으며, 웨어러블 컴퓨터, 자율자동차, 레고를 이용한 도시계획 설계 등 350개 이상의 프로젝트와 24개 연구 그룹 운영으로 140개 이상의 업체가 스핀오프하고 있다. 현재 100개가 넘는 다국적 기업과 단체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내 여건을 고려할 때 대학을 중심으로 한 지역발전 전략은 가능성이 적지 않다.
현재 도내 총 20개 대학은 교수 및 학생 창업 수, 국내외 특허 등록 및 출원 건수, 기술이전 건수 및 수입료, R&D 수행실적 등을 감안할 때 지역발전의 핵심발신처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국가산단이 없는 강원도 상황에서 산업단지의 캠퍼스화보다는 대학의 역량을 활용한 캠퍼스의 산업단지화 전략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특히 강릉은 춘천과 원주에 비해 대학은 물론 국책연구소와 대기업 연구소까지 입지해 있어 향후 동북아 중심의 R&D 특구로 연계가능성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강원발전연구원 김인중 선임연구위원은 "캠퍼스의 산업단지화든 산업단지의 캠퍼스화든 산학협력이듯 교육부와 산업부, 중기청 등 다양한 부처 간의 정책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강원도의 핵심 전략과제로 강원과학기술원 설립 및 R&D 특구 지정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