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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건축물 속 도시인의 삶과 미래, 박찬민 '공간의 포위'전

제6회 일우사진상 '올해의 주목할 작가' 선정 기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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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왕진오기자 |  2015.11.09 13:31:46

▲박찬민, 'BL215375573126950232'. 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 121 x 156cm, 2015.

"아파트가 고향이다." 모 기업 광고가 전파를 탈 정도로 콘크리트 구조물로 만들어진 집단 거주지는 낯설지 않다.

오히려 어른들의 추억 속 뒷동산과 개울이 있는 시골은 상상의 공간이 되어버렸을 정도다.

어디를 봐도 독특함을 발견하기 어렵다. 단지 건물 외관을 표시하는 브랜드와 서로를 구분 짓는 숫자만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사람이 만들었지만, 인공의 공간이 되어버린 셈이다. 이곳이 생활 터전인 작가 박찬민(45)은 신축 건물과 오래된 건물들이 공존하며 마치 유기체처럼 살아 숨 쉬는 도시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기록한다. 현대 도시들의 주거 형태를 탐구하고 집합적 거주지를 통해 사회적 지형의 변모를 관찰한 것이다.

도시인의 삶의 방식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사진작품들이 11월 5일부터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 1층 일우스페이스에 걸린다.

▲일우스페이스에 걸린 작품과 함께한 박찬민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전시장에는 '공간의 포위'라는 주제로 '블록스(Blocks)' 시리즈와 도시 공간을 다룬 신작 '어번 스케이프(Urban Scape)' 시리즈를 볼 수 있다.

'블록스' 시리즈는 한국의 현대적 주거 공간을 대표하는 공동주거형태인 아파트를 단순화해 형태와 표면적 구조를 강조한 작업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창고나 컨테이너와 같은 공간과 과연 무엇이 다른 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다.

박 작가는 "아파트라는 공간은 제가 가장 잘 알고 익숙한 공간입니다. 아파트 창문을 컴퓨터 작업을 통해 지워내면, 도시 공간에서 개별성이 사라지게 됩니다. 누구든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인공 조형물에서 살고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고 설명했다.

▲박찬민, 'Urbanscape 047'. 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 100 x 122cm, 2014.

'어번 스케이프' 시리즈는 아시아권 도시를 다니며 촬영한 작업들이다. 도시들 간의 공통점을 느낄 수 있는, 인공적인 건축물에서 작가가 느끼는 감정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평평하게 입체감을 감소시킨 작품이다.

도시 속에서 산다는 것은 인간이 만든 공간에 둘러싸인 것이며, 과거 자연 속에 살던 인간의 모습이 아닌 인간이 만든 '공간에 포위'되어 살고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

박찬민 작가는 "아파트에서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이사를 다니게 되고, 제가 살던 모든 곳이 사라지고 없어지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과거는 사라지고 새로운 공간에 사는 연속 과정 속에서 아쉬움과 아이러니를 함께 느끼는 것이 오늘날 도시인의 삶이 아닐까 생각합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어디서 무엇을 바라보냐에 따라 대상이 달라지는 사진의 현상을 보여준다. 특히 공간과 구조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인 선과 선이 만나고 면과 면이 겹쳐지면서 선과 면이 혼재되는 장면들을 도식화하고자 했다. 전시는 12월 23일까지.

(CNB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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