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들어간 뒤, ‘연애’는 나하고 거리가 멀었다. 연애를 하려면 최소한의 데이트 자금이라도 있어야 한다. 그게 나한텐 어림도 없는 것이다.
대학처럼 빈부 격차가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동네도 없을 것이다. 돈 있는 집 애들은 옷차림부터 다르다. 옷만 보면 빈부 차이가 역력히 드러난다.<116쪽>
우리 과(科)에서 남학생들한테 나는 ‘스쿨버스’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1학년 한 학기를 마치고 나서부터다. ‘스쿨버스’란 누구나 공짜로 올라탈 수 있다는 뜻이다. <267쪽>
마광수 연세대 교수는 성에 대한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거침없는 발언들로 이름이 높다. 그는 1989년에 수필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와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소설 ‘권태’를 출간하며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합류, ‘마광수 신드롬’을 일으켰다.
성에 관한 사회의 위선과 이중 잣대에 도전하는 비판적 지식인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마광수의 작품을 통해 독자들은 그동안 감히 소리 내지 못했던 개인의 욕망과 감수성을 끄집어내기 시작했고, 그것은 거시의 문학에서 미시의 문학으로, 전체의 대의에 관한 이야기에서 개인의 욕망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서는 출발점이 되었다.
그가 쓴 ‘나만 좋으면(어문학사 간행)’에 수록된 5편의 중, 단편들은 '관능적 상상력의 모험'을 천박하지 않게, 솔직한 에로티시즘으로 잘 표현해낸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이라는 허구의 세계를 통해 ‘성(性)’을 과감하게 표현하는 작가 마광수. 그는 이번 소설집에서 귀족과 천민으로 나뉘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 여대생들의 자유분방한 성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또 '어른이(어른+아이)'들을 위한 야한 동화와 마광수 특유의 상상력을 볼 수 있는 SF 소설도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서 마광수는 소설이라는 허구의 세계를 통해 성(性)을 과감하게 표현하고 있다. 혹자는 과감한 내용과 표현에 당황할 수도 있는데 그럴 필요 없다. 결국 모든 내용은 ‘허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마광수 지음 / 1만 5000원 / 어문학사 펴냄 / 3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