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기자 | 2015.10.02 17:46:17
러시아가 극동지역 개발에서 신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푸틴 정부는 극동지역 개발을 전담하는 '극동개발부'을 신설해 강력한 개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중·일 등 동북아 국가들과 역내 경제권을 형성하면서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극동지역이 동북아시아 교역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극동지역의 발전은 러시아의 동진정책과 맞물려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는 EU·USA 간 외교·안보·경제 부문의 대외정책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실제 러시아는 중국과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BRICS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아태지역(Pivot to Asia)에 대한 비중을 강화하는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는 기존 EU 에너지 소비시장에 대한 의존성을 탈피하겠다는 것으로, 거대 소비시장인 한중일 동북아 3국과 아태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기준 동북아 3국의 LNG 수입량은 1887억㎥로, 이는 전 세계 수입량의 57.5%에 해당한다. 특히 러-중 간 가스공급계약이 극적으로 타결돼 오는 2018년부터 30년 간 연 380억㎥의 가스를 공급하게 됐다. 이는 총 4000억 USD 규모다.
러시아의 이같은 행보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정위기 속에서 에너지산업 구조의 개편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해외투자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러시아의 대외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경제, 통상, 투자 협력방안에 대한 모색이 절실하다.
현재 러시아 중산층 및 신흥 부유층 증가로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시장에서 luxury consumer시장에서 가장 큰 소비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기회요인 중 하나다.
한-러 간 통상·산업·투자 분야 협력 가능 모델은 크게 세 분야로 압축된다. 우선 상품 수출과 현지공장 진출(Business to Customer Market)으로 한국 대기업들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 글로벌 마케팅 전략 우위 요인으로 성공적으로 러시아 시장을 공략 중이다. 다만 최근 중국 IT제품의 도전과 일본의 자동차, IT제품 부활, 그리고 유럽의 견제 등으로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혁신기술과 품질/가격 경쟁력 있는 HIDDEN CHAMPION 제품을 발굴해 수출을 대행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정부조달시장과 시공, 납품시장을 공략(Business to Business/Government Market)해 유럽의 대체시장을 파고드는 방안이다. 에너지, 자원 플랜트, 항만개발, 교통인프라 등을 비롯해 중장비, 하역기계, 특수기계, 산업설비 부문 등 유럽제품을 대체하는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방안으로 극동 선도개발지역(TOR) 투자와 극동지역 특성화 사업에 진출(Direct Investment Market)하는 방식도 있다. 러시아의 자본 및 시장과 한국의 생산 및 제조기술 구도로 세제 혜택을 보장하는 극동 선도개발지역(TOR)에 진출하는 방안을 비롯해 한국의 전략자원 중심으로 러시아 관련 에너지, 자원생산 및 물류 인프라 보유기업들과 협력을 바탕으로 자원 무역, 물류 운송 연계를 위한 항만 인프라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 등이다.
현재 한국기업의 러시아 투자는 대부분 모스크바 등 대도시 인근지역에 집중돼 있다. 자동차, 전자, 식품, 기계, 부품 등 현지 합작회사보다는 100% 단독 투자를 선호하는 특징이 있다.
박종호 KRBC·Selden Korea 대표는 지난달 22일 한림대학교 러시아연구소와 강원발전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러시아 극동지역 사업 투자 설명회'에서 "러시아의 낮은 제조업 경쟁력과 현재 러시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입대체산업 육성정책을 고려할 때,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제조, 산업, 제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발전, 전력, 에너지 핵심설비, 부품을 비롯해 IT, 보안, 교통, 정보통신, 의료기기, 제약산업 등은 진출할 수 있는 전망 분야"라며 "러시아 시장진출에서 한국 기업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Business Item 선정과 Target market에 대한 정확한 정보 분석, 현지에서 문제해결 능력과 사업적 확신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림대학교 러시아연구소는 오는 6일 오후 4시 한림대 국제회의관에서 강원발전연구원과 공동으로 '러시아 극동지역 사업 투자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날 설명회에는 극동러시아 진출에 관심이 있는 개인이나 기업 및 기관은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